롤러코스터 탄 닭고기 가격
최근 3개월새 20% 등락 반복…치킨값은 그대로

 

 
 
 
 
닭고기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탄 것마냥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닭고기 가격은 20% 넘게 하락했다. 지난 7월 중순 이후 석 달 동안만 보면 닭고기 가격은 20%가량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 예측을 하기 힘든 닭사육 농가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닭고기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국민 간식`으로 통하는 치킨 가격은 변화가 없다는 점을 들어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목과 다리, 내장 등을 제외한 순수 살코기인 육계는 7일 현재 서울 지역 소매가 기준 ㎏당 5480원에 팔리고 있다.

육계는 3개월 전인 지난 7월 15일 ㎏당 6980원까지 올라갔다가 29일 ㎏당 5680원까지 떨어졌다. 보름 만에 19% 하락한 것.

하지만 이후 상승세로 전환해 8월 12일에는 ㎏당 6980원으로 다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다시 22%나 하락하며 5480원까지 떨어졌다. 말그대로 급등락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닭고기 가격이 급등락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봄부터다.

당시 전국을 강타한 조류 인플루엔자(AI) 때문에 많은 농가가 닭을 대량 살처분했다. 하지만 대량 살처분은 AI가 수그러들기 시작한 6월 이후 닭 공급 부족 현상을 초래했다.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AI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농가들은 선뜻 닭 사육을 재개하지 못했고 올해 초까지 닭 가격이 오른 상황이 지속됐다.

또 원화 약세로 수입닭 가격이 국내산 대비 90%대(평소 70% 전후)까지 오른 데다 원산지 표시제도가 시행된 점도 닭고기 가격 오름세에 한몫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농가들은 닭 사육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최대 위험요인인 AI가 비켜간 데다 여름철 수요 증가가 예상됐기 때문.

하지만 정작 여름이 되자 날씨가 문제로 떠올랐다. 예년에 비해 비가 많이 내려 `서늘한 여름`이 이어지자 삼계탕 소비가 기대에 못 미친 것. 복날 전후를 제외하고는 수요가 부진해 여름철 내내 가격 침체 상황이 이어졌다.

농가들은 닭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며 출하를 미뤘다.

하지만 닭 가격이 별다른 오름세를 보이지 않고 사료 등 사육비용이 점차 누적되자 이를 견디지 못하고 9월 초순부터 시장에 닭을 내놓기 시작했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갑자기 늘면서 가격 하락폭은 더 커졌다.

이 같은 가격 급등락은 올해 말이면 진정될 전망이다.

김환웅 롯데마트 계육담당MD는 "최근 닭 공급 물량이 늘면서 가격이 많이 내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양계협회 등에서 농가를 대상으로 출하량 지도에 나서는 점을 감안할 때 연말부터는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급변하는 닭고기 가격과 달리 `국민 간식` 치킨 가격은 요지부동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일부 치킨업체들은 닭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거듭한 지난 3월 치킨(프라이드) 가격을 10~14% 인상했다.

당시 육계 가격은 ㎏당 6580원(3월 18일 기준)이었다. 현재는 가격이 17% 내렸지만 치킨 가격은 변동이 없다.

이와 관련해 치킨업계 관계자는 "자영업이 어려운 상황이라 가격 인하가 쉽지 않다"며 "대신 자동차 경품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