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복특수’ 실종
장마·태풍 악재 만나
2009년8월17일자 (제2169호)  
 
올해 복 경기가 날씨에 따른 소비부진으로 산지 닭 가격이 생산비 이하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닭고기 최대 성수기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복 경기는 예년에 비해 무더운 날씨를 예상해 삼계탕과 통닭 판매가 신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장마와 태풍 등으로 인한 날씨로 판매에 변수가 생겼다. 계열업체들에 따르면 삼계 판매가 업체 마다 차이는 있지만 예년에 비해 10~20% 가량 줄어든 것은 물론 납품 가격도 원가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림의 관계자는 “총 매출은 집계를 해 봐야 하겠지만 분명 매출이 줄었고 납품가격도 거의 원가 수준이었다”며 “올해 복 경기는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우의 관계자도 “업체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지난해 AI라는 특수성을 빼고 예년과 비교한다면 대체로 10~20%의 판매물량 감소가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일부 물량은 냉동비축으로 들어간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계 판매 예년비 10~20% 줄고 납품가도 원가 수준

이처럼 복 경기 특수가 실종되면서 산지 닭 값도 기를 못 펴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의 산지 닭 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육용실용계 서울 지역 대닭 기준 kg당 가격은 복 경기 한달 동안  1940~2140원 사이에서 형성됐다. 그러나 올해는 2300원을 최정점으로 지난 5일에는 1500원까지 하락하더니 13일 현재 17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계열업체들의 “육계는 기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통닭 소비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라는 말과 달리 산지 닭 가격은 하락한 셈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궂은 날씨 탓으로 외식 소비가 줄고 특히 여름철 맥주 안주로 각광을 받는 통닭이 예년에 비해 큰 인기를 끌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업계는 말복을 기점으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란 일기예보가 나오면서 이 시기에 부진했던 판매물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서승복 ㈜동우 대리는 “이번 더위가 올해 마지막으로 소비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닭고기 판매가 복 경기에 주춤한 것과 달리 오리고기는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복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웰빙식품과 보양식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은 탓이다. 오리업계는 5~8월이 성수기인 점을 감안할 때 예년에 비해 약 20%의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강현 한국오리협회 전무는 “오리고기는 AI와 같은 돌발상황만 없다면 소비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여기에 자조금을 통한 홍보가 더해지면 소비는 더 늘어날 것이다”고 예상했다.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