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의무자조금 출범 2달, 거출 왜 부진한가
홍보 강화·납부고지서 발급 시기 앞당겨야


2009년 8월 10일자 (제2167호) 


육계와 산란계 등 양계의무자조금이 거출을 시작한 지 2달이 넘었지만 자조금 거출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양계업계에 따르면 6월부터 거출을 시작한 산란계 자조금은 8월 3일 현재 7000만원이 거출됐다. 이는 6월 총 거출금 2억3000만원의 약 30%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이 같은 상황은 육계자조금도 마찬가지다. 도계장에서 거출을 하고서 거출금액을 사무국으로 입금하지 않는 등 정확한 거출금액이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거출률이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산란계  농가 인식 부족·중간상인 비협조
육   계  대다수 계열업체 도계장 시큰둥


이처럼 양계자조금 거출이 부진한 원인으로는 농가들의 참여부족과 함께 산업의 구조적 특성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산란계자조금의 경우 중간상인들이 노계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인들의 보이지 않는 힘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이 백신공급은 물론 중추까지 농가들에게 공급하는 등 시장에서의 장악력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산란계자조금을 대납하는 중간상인들이 농가들에게 자조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루머도 흘리고 농가와 도계장의 직거래가 줄어 자조금 납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5월 13일 자조금 대의원회를 열고 거출을 시작하다 보니 홍보기간이 짧아 농가들의 인식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다.

김종준 산란계자조금 사무국 과장은 “상인들이 도계장에 농가들에게 자조금을 받지 못했다고 하면 수납기관에서는 어찌할 방법이 없어 사무국으로 직접 납부하는 홍보도 벌이고 있다”며 “자조금은 당장의 이익이 아닌 산업의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은 육계자조금에서도 마찬가지다. 검역원의 도계장 실적이 제공되면서 일단 자조금 납부고지서 발급은 이뤄졌지만 자조금 납부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일부 도계장에서 자조금 거출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계열업체 소속 도계장들이 거출에 미온적이다.

이에 따라 양계자조금의 원활한 거출을 위해서는 자조금 거출에 필요한 도계실적이 적기에 제공되고 농가들에 대한 거출홍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양계자조금 거출금액의 기준이 되는 육계나 산란노계 도계실적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매달 20일 이후에 제공된다. 자조금 납부고지서 발급이 매달 10일에 이뤄져야 하지만 도계실적을 알 수가 없어 이 시기까지 발급이 늦춰지는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납부율이 떨어지고 거출실적이 지지부진해 농가들의 참여까지 저조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역원의 정보 제공의 기초가 되는 각 시군 가축위생시험소에서 도계실적을 자조금 사무국으로 미리 알려줘 납부고지서 발급 시기라도 당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지서 발급이 하루라도 빨리 이뤄지면 미납 도계장에 대해 납부를 독려하고 이를 통해 거출률을 높일 수 있다는 뜻에서다.

육계자조금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자조금 거출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기초적인 도계실적 제공에 협조가 미진하다”며 “농가들의 독려는 단체들의 몫이지만 도계실적 제공과 같은 측면은 정부에서 더 협조를 해 주면 자조금 정착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