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농가들이 아무 걱정없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다면 내 몸 하나 희생하는 것은 두렵지 않다.”
지난달 5월 16일 전국 양계농가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질병관리본부 규탄대회’에서 음독자살을 시도했던 김양석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장은 “그렇게(음독) 하지 않고서는 제 자신이 견딜 수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달 23일 광주광역시 소재 조선대학교부속병원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끝없이 추락하는 양계산업,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양계산업을 지켜보면서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양계인 한 사람이 죽는다고 해서 고통의 나날이 해결될 것이라고는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내 몸 하나 희생해서 양계산업을 가볍게 여기는 이들이 양계산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세로 돌아서 주길 바랬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기이한 구조로 전락한 육계 계열화사업으로 인해 힘겹게 양계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AI가 마치 큰 재앙을 불러올 것처럼 호도해 양계산업을 초토화시키는 행위는 양계농가를 두 번, 세 번 죽이는 것”이라면서 “양계농가들은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양계산업이 올바른 길로 가는데 있어 양계농가 한사람의 발악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불과하겠지만, 이마저도 포기한다면 양계산업은 더욱 힘겨워 질 것”이라며 “건강이 회복되면 1위 시위라도 나설 계획”이라고 열정을 불태웠다.

빠른 쾌유를 바란다는 기자의 말문에 그는 “아직 100% 회복되지 않았고, 계속 회복중에 있다”며 “주위 사람들에게 너무 걱정을 끼친 것 같아 퇴원 이후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위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