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경영구조·…소비자 신뢰 확보에 ‘주력’
“식품의 최고 가치는 신선함에 있다는 하림의 식품 철학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시장과 고객지향적 사고로 무장해 닭고기 명가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져 나가겠습니다.”

지난 4월 1일부터 하림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신임 정호석 대표의 취임사 소감이다.

36년 하림 역사 중 33년간 하림에 몸담고 있는 정 대표는 1989년 입사해 경리, 회계, 재무, 감사, 육가공·신선 영업 마케팅, 기획인사 등의 탄탄한 실무 경험과 함께 기획조정실장, 생산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실력자다.

정 대표는 하림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 대표직에 오를 정도로 계열화 사업에 빠삭하고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등 경영진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를 만나 하림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어떤 포부를 갖고 있는지 들어봤다.

 

# 사원에서 대표까지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인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33년간 근무하면서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힘든 순간을 참을 수 있었기에 오늘날 이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게 돼 이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부산에 있는 계열회사에 경리과장으로 갔을 때 직원들이 밥도 같이 안 먹을 정도로 나를 신뢰하지 못했다. 심적으로 힘들었지만 사무실에서 가장 일찍 출근해 청소를 하면서 직원들 마음을 얻었다. 한 달 정도가 지나니깐 직원들이 내 편이 돼 있었다. 그 당시에 그만뒀더라면 이 자리까지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환경·사회·지배구조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하림은 100% 동물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사육, 운송, 도계 과정에서 닭들이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기술적인 부분 등을 섬세하게 신경 쓰고 있다. 동물복지가 실현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근무 환경도 좋아졌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지만 과거처럼 이윤 획득만으로는 지속가능한 경영이 불가능한 시대다. 경제적 이익도 추구하겠지만 기업의 환경적 책임, 사회적 책임과 투명한 경영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익과 이윤이라는 재무영역보다는 ESG와 같은 비재무적 영역이 고객의 신뢰 확보에 강력한 지표가 될 것이다.

그동안 하림은 법 준수 부분에서 무지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준법정신에 입각해 직원들에게 거래처도 만나지 말라고 철저하게 당부하고 있다. 모든 임직원은 법의 테두리에서 윤리적 사고와 준법의 기준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 특히 법에 어긋하는 관행은 철저히 배격하고 준법 경영을 강조할 것이다.”

 

# 앞으로의 포부는.

“좋은 회사로 만들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장을 해야 한다. 지난해 1조 원 매출을 달성했지만 임기 동안 그 이상의 매출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리더의 역할은 직원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회사로 만들어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회사의 경쟁력은 최고의 제품과 사람이다. 각자가 최고가 되겠다는 자신감과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하림의 인재 밀도를 높이면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들고 소통과 협업으로 자가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 끝으로 가금산업을 향한 공정위 처분에 대한 생각은.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처분에 대해 매우 억울하게 생각한다. 그동안 닭고기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아 영업이익이 소수점이 나올 정도로 매우 어렵게 경영을 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조사를 받고 법적인 대응을 할 것이다. 실제 국내 기업들은 매우 투명하게 경영하고 있다. 오히려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가 약한 편이다.

그러다보니 수입 닭고기만 사용하는 치킨 프랜차이즈가 증가하고 있어 농가와 국내 기업이 위협받고 있다.”

<농수축산신문  5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