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코앞인데 ‘산지 육계값’ 생산비도 못 미쳐

수산물 등 선호…소비 감소 공급량 평년 대비 증가도 영향 

연중 소비 확대방안 마련을


초복(7월16일)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산지 육계값이 생산비를 밑도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달 1~7일 평균 생계 유통가격은 1㎏당 1160원에 불과하다. 이는 통계청이 조사한 1㎏당 육계 생산비인 1217원보다 57원 낮은 가격이다.

그동안 육계값은 7~8월에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7~8월에 연중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되지만, 복날이 몰려 있어 삼계탕 등으로 육계의 소비가 활발히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7~8월 육계값이 생산비를 밑돈 데 이어, 올해도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의 복날 소비패턴에 변화가 생긴 것이 주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심민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과거엔 복날에 삼계탕을 먹는 게 당연시됐지만, 최근엔 수산물이나 오리 등 닭을 대체하는 소비가 크게 늘면서 육계의 소비가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삼계탕을 취급하는 음식점의 매출 감소도 수요면에서 악재로 작용했다.

육계 공급량이 늘어난 점도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육계 도계마릿수는 1억1498만마리로 평년 대비 4.4% 늘어날 것이란 게 농경연의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소비추세를 고려할 때 중복(7월26일)과 말복(8월15일)에도 예년 수준의 육계 소비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육계값을 생산비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예년 수준의 복날 소비를 기대하고 공급량을 늘렸다가는 7~8월 육계값이 생산비를 밑도는 현상이 매년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며 “시급히 육계 공급량을 조절해야 하고, 복날 소비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연중 육계 소비를 늘릴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민신문 7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