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 산지값 약세…공급과잉·소비부진 ‘이중고’

지난해 여름 입식 대폭 증가 코로나19 탓 수요마저 감소 

“한동안 가격반등 어려울 듯”


육계 산지값이 공급과잉에 소비부진이란 악재까지 겹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월1일부터 21일까지 육계 평균 산지값은 1㎏당 105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47원)보다 32% 하락했다. 1월 평균 산지값도 지난해 같은 달(2074원)의 절반 수준인 1065원을 기록했다. 모두 생산비(2018년 기준 1㎏당 1262원)를 밑도는 수준이다.

육계업계에선 가격하락의 원인으로 지난해의 종계 입식 증가를 지목하고 있다. 2019년 급격히 늘어난 종계 입식마릿수가 육계 공급과잉을 불러왔다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폭염으로 종계가 대량 폐사했던 2018년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농가가 지난해 여름을 앞두고 입식마릿수를 대폭 늘렸다”며 “그런데 생각보다 더위가 심하지 않아 종계 입식마릿수 증가는 그대로 육계 공급과잉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9년 종계 입식마릿수는 2018년 727만8000마리보다 13.5% 증가한 826만4000마리였다. 한해 동안 입식마릿수가 800만마리를 넘어선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덩달아 육계 도계마릿수도 늘었다. 올 1월 도계된 육계는 8172만2000마리로, 지난해 같은 달의 7825만2000마리보다 4.4% 증가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소비침체도 가격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정오 한국육계협회 부장은 “육계는 전체 도계량 가운데 40% 정도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에 유통되고 나머지는 급식업체·대형마트·전통시장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판매된다”며 “코로나19로 학교개학이 연기되고 대형마트에 손님 발길이 끊기면서 소비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최소한 올 상반기까지는 가격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재홍 대한양계협회 경영정책국장은 “도계장을 운영하는 계열화업체 입장에선 도계량을 일정 수준 이하로 줄이기 힘든 데다가 코로나19 사태도 쉽게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한동안 가격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농민신문 2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