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축산업 기상도 - 산란계, 육계
미국산 가금류 수입 재개…시장 크게 요동칠 것
김재홍 대한양계협회 경영정책국 부장

2015년 닭고기산업은 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 3년째 이어진 불황으로 닭고기산업 전체가 어려움에 봉착되어 있지만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서야 하는 닭고기계열사들이 오히려 닭고기과잉생산에 앞장서면서 연중 최대 성수기인 복경기 마저 생계가격이 1000원을 기록하였고 실질적인 가격은 800원선까지 거래되는 등 해결의 기미가 안보일정도로 힘든 기간이었다.

복경기 이후 닭고기 가격 폭락과 치킨 가격의 적정성 문제로 사회적 이슈로 달아올랐지만 닭고기산업의 관리감독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시장논리와 자율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었다.

업계에서는 장기불황의 원인을 종계과잉입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는 종계수급이 원활하지 못할 것으로 보았으나 역시 700만수를 넘겼다. 작년 공급과잉으로 인해 수급조절이 대두되면서 정부는 9월과 12월 두 차례 병아리감축사업을 실시하였다. 9월의 경우 반짝 효과는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12월의 병아리감축효과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2016년 육계산업은 작년 상반기 종계입식이 증가되면서 전년보다 큰 폭으로 실용계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6월 생산 잠재력은 전년 동기간 대비 12.7% 증가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6년 1~3월 생산 잠재력은 전년 동월에 비해 평균 22.8%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복병아리 생산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2015년 8∼11월 종계 병아리 입식수가 2014년 동기간 대비 30.0% 감소하여, 7월부터는 병아리 생산 잠재력이 전년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병아리 생산 잠재력이 낮은 만큼 닭고기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병아리생산주령을 늘려 병아리생산계군이 증가하여, 2016년 복시즌에도 도계 마릿수는 전년 수준으로 파악된다. 올해 원종계수입량은 25만수로 보인다. 공급과잉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안정적인 물량확보 차원에서 원종계를 앞 다퉈 수입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규 원종계업체가 생겨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전망은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병아리를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340만수 감축을 했다. 육계 수급조절을 위해 지난 9, 10월(약 250만수)과 12월 두 차례에 걸친 병아리 렌더링 작업이 진행됐지만, 육계 사육 마릿수는 쉽게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농경연 자료에 의하면 병아리 생산 잠재력이 높아 내년 1~2월 도계 마릿수가 2015년에 비해 크게 증가해 산지가격이 kg당 1000원 이하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하였다. 업계에서는 현재 병아리 렌더링이 일시적인 효과일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로,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안정적인 수급관리를 위해선 근본적인대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병아리감축 효과는 길어야 3주 정도여서 장기전망에는 좋지 않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감축사업 기간에 앞에서는 병아리 감축사업, 뒤로는 병아리구매가 활발해지는 웃지 못 할 기현상이 나타났다.

미국산 가금육 수입이 재개되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1월 4일 ‘지정검역물의 수입금지지역’ 고시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 했고 11월 19일까지 수입을 허용했다.

가뜩이나 브라질산 닭고기의 수입량 증가로 힘들었던 국내 육계업계에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2014년 말 미국산 가금류 수입금지 조치 이후 브라질산이 이를 전량 대체하면서 예상과 달리 2014년도에 버금가는 수입량을 보였기 때문이다.

늘어난 브라질산 닭고기와 함께 미국산 가금류 수입 재개로 미국산 닭고기까지 수입되기 시작한다면 국내 육계 시장에 큰 요동이 생길 것이 당연한 것이다. 국내산 닭고기도 가격덤핑이 우려됨에 따라 원산지 표시 단속 강화 등을 통해 국내산 닭고기의 자급률 하락을 막는 대책이 시급하지만 이것만으로 대책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다. 국내 사육수 과잉과 수입닭 대책을 같이 강구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기 보다는 덮어놓기에 급급했고 지금에 이르기 까지 서로를 탓하며 긴 시간을 허송하였다. 그 결과 상생은 고사하고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처했다.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대처방안을 만들어 수입육의 공세를 이겨내고 진정한 상생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닭고기산업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2016년이 닭고기 산업의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축산경제 12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