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육계 공급 과잉 우려 커진다

[2621호] 승인 2014.05.01

작년 종계감축 효과 거뒀지만
복 전후로 종계입식물량 증가
3월 병아리 발생률 추정치
전년 동월대비 7.6%나 상승

육계업계의 하반기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조류인플루엔자)라는 큰 산을 넘어가고 있는 업계가 연중 최대 특수인 복 시기를 앞두고 고질적인 수급 문제라는 또 하나의 산을 넘어야 하는 형국을 맞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5월 축산관측에 따르면 5월 닭고기 총 공급량은 전년 대비 7.6% 증가할 전망. 5월 도계 물량은 병아리 생산 증가로 인해 전년보다 9.2% 증가한 7560만마리로 예상되며, 냉동 비축물량도 전년 대비 25.2% 증가한 990만마리로 추정된다고 농경연은 밝혔다.

AI로 인해 정상 출하와 입식에 어려움을 겪고, 소비 부진 등의 악재가 쌓인 상황에서 육계업계는 이를 정상화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을 5~7월로 보고 있다. 특히 6월 월드컵 특수와 7월 복 특수가 맞물려 있는 이 기간 동안의 수급 문제가 중요할 것이라는 판단인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육계업계는 수급조절에 비상이 걸렸다.

애초부터 육계업계의 올해 상반기 공급 과잉은 예고돼 왔다. 지난해 종계감축이라는 육계업계의 자구책은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지만, 복 시기를 전후로 종계 입식 물량이 늘어나 지난해 육용종계 물량이 700만수 가량이 되면서 공급 과잉의 전조가 드리운 상황이었다.

또한 AI 피해가 오리에 집중된 반면 육계의 경우 살처분 물량이 전체 사육수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AI에 따른 수급 차질 여파가 크지 않고, 오히려 수요 감소로 인한 수급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게 됐다. 또 AI 여파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자 일부 계열업체의 입식 열기로 인해 수급 문제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는 상황이다.

농경연은 “3월 병아리 발생률을 추정한 결과, 전년 동월보다 7.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계군의 병아리 생산 가담으로 종계생산성은 평년보다도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급 과잉 양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경연은 “3월 육용 종계 성계 사육마릿수는 전년 동월보다 9.8% 증가한 438만마리로, 환우와 생산기간 연장으로 인한 종계 사육 마릿수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10월까지 병아리 생산잠재력은 전년보다 높은 수준으로, 환우계군이 병아리 생산에 가세하는 5~7월 닭고기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종계 도태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5월 육계 산지가격의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농경연은 5월 산지가격이 전년보다 2~14% 하락한 1㎏당 1500~1700원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닭고기 수요가 최대 관건으로 지목된다. 월드컵 특수와 복 시기가 잇따라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고온 날씨 등이 맞아 떨어진다면 예년 수준 이상의 수요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기대에 업계는 그나마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농경연은 6~7월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도계 마릿수 증가로 인해 6월 산지가격은 전년 대비 2~13% 하락한 1600~1800원, 7월은 4~14% 하락한 1700~1900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사실상 육계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가 현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