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KFC(Kentucky Fried Chicken)가 아니라 KGC(Kentucky Grilled Chicken)다.
닭튀김 요리로 유명한 KFC가 지난 13일부터 미국 내 매장에서 튀김 대신 닭을 오븐에 구워낸 새로운 닭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튀김 요리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KFC의 이 같은 야심찬 도전은 일단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KFC 본사가 있는 루이빌의 매점에서 KGC 제품을 맛본 에디 콜라드는 KGC 제품이 기존의 KFC 제품보다 더 맛있고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콜라드는 KFC의 청업주인 핼런드 샌더스가 다시 살아와 맛본다 해도 만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FC의 로저 이튼 사장은 "KGC 제품이 오랫동안 KFC 매장을 찾지 않던 손님들을 다시 KFC 매장을 찾게 만들 것이다. 또 이제까지 한 번도 KFC를 찾지 않은 손님들의 발걸음도 KFC로 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튼 사장은 KGC 제품이 수년에 걸친 준비 기간을 거쳐 탄생됐으며 KFC 역사상 가장 오랜 사전 시장조사를 거쳐 출시됐다고 밝혔다.
사실 KFC가 튀긴 닭 대신 구운 닭을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KFC는 지난 1990년대 초반 이미 닭꼬치 형식의 구운 닭 요리를 선보인 적이 있었지만 장비 문제와 요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 때문에 실패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특별 주문 생산한 오븐을 통해 요리 시간을 20분 이내로 단축함으로써 출시에 성공할 수 있었다.
또 맥도널드와 같은 경쟁사들이 튀긴 닭 대신 구운 닭 요리를 서비스하고 있는 것도 이번에 KGC 제품을 선보인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맥도널드의 구운 닭 요리는 꾸준한 매출 증가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에 KFC가 새로 선보인 KGC 제품은 한 조각당 70∼180칼로리에 4∼9g의 지방을 함유하고 있다. 기존 KFC 제품의 110∼370칼로리, 7∼21g의 지방과 비교하면 상당량의 칼로리와 지방을 감소시킨 것이다. 게다가 290∼1050㎎의 염분을 함유한 기존 KFC 제품에 비해 염분 함량도 160∼440㎎으로 낮췄다.
KFC는 2008년 말 현재 미 전역에 516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KGC 제품을 신청하지 않은 100개 매장을 제외한 모든 매장이 KGC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초기의 성공적이라는 평가에도 불구, KGC 제품이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릴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같다. 시장분석가 래리 밀러는 프라이드(Fried)라는 이름이 회사명에 들어가 있다는 이미지를 완전히 불식시키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세진기자 dbtpwl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