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금수급안정위 자금 바닥…내년 개최 여부 불투명
닭고기와 계란 소비촉진을 위해 매회 개최되는 구구데이가 예산 부족으로 내년부터 열리지 못할 위기에 처하면서 자칫 가금산물 소비홍보의 대표적 행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구구데이는 예로부터 닭을 모을 때 “구구”라고 부르던 것에 착안해 ‘모두 불러 모아 닭고기와 계란을 먹는 날’로 하자는 의미로 2003년부터 매년 9월 9일에 닭고기와 계란 소비촉진을 실시해 온 행사다. 특히 올해는 1억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 11곳에서 동시에 실시되는 등 그동안 복 특수 이후 소비가 부진한 닭고기 소비홍보에 효자노릇을 했다.
이 같은 구구데이 행사가 예산 부족의 이유로 내년부터는 자칫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가금수급안정위원회의 자금으로 서울과 지방에서 동시에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현재 수급위 자금이 바닥이 나 있는 상태라 내년 행사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실무자들은 어떻게든 행사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이제영 농협중앙회 양계팀장은 “6년 동안 행사를 해 오면서 시민들로부터 9월 9일은 ‘구구데이’라는 인식이 심어졌는데 예산이 부족해 행사가 없어지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어떠한 형태라도 행사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양돈 및 양계수급위원회 폐지가 2004년부터 논의되면서 사업자금이 더 이상 존치되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구구데이는 물론 종계 D/B사업 등 굵직한 사업들이 수급위 예산이 없어 집행되지 못할 처지에 놓이면서 대안으로 의무자조금에 대한 조속한 도입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구구데이에 참석한 한 양계인은 “다른 축종에서는 자조금을 통해 활발한 소비촉진 활동을 펼치고 있고 이에 대한 효과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는데 양계만 안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산업이 붕괴된 후에 자조금을 출범시킬 것이냐”며 의무자조금의 조속한 출범을 촉구했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