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8월7일자 (제2070호) 

 미 다국적 식품회사 ‘끼워팔기’ 횡포 극성
 
미국의 다국적 식품회사들이 쇠고기 수출을 미끼로 국내 수입업체들에게 닭고기 수입까지 강요하는 횡포를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류 수입업계에 따르면 타이슨푸드, IBP 등 미국 굴지의 쇠고기 수출업체들이 미국산 쇠고기 본격 수입에 맞춰 자신들의 닭고기 잉여 물량을 쇠고기 수출을 미끼로 이른바 ‘끼워 넣기’ 판매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술의 배경에는 미국산 쇠고기 구매에 국내 수입 업체들간의 막무가내식 경쟁이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수입업체들이 너도 나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열을 올리면서 공급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자 수출업체들이 편법을 쓰는 것이다.

실제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검역검사 통계에 따르면 미국산 닭고기 수입량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냉동을 포함한 닭고기 수입량은 브라질이 1만9748톤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미국이 1만6670톤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7월 중순까지 누계는 미국이 2만4266톤, 브라질 1만4300톤으로 미국의 닭고기 수출량은 이미 지난해 전체 물량을 훨씬 뛰어 넘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A 수입업체 관계자는 “미국 현지의 닭고기 생산량이 많지만 아시아 물량이 예상 보다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전해 진다”며 “쇠고기 수입을 위해 국내 업체들이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물량을 떠 안고 있으며 국내 할당량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수입업체나 미국 수출업체들도 계육에서 발생한 손실분을 우육에서 맞춰 준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국산 쇠고기에 이어 닭고기까지 수입 물량이 급증하면서 한우농가는 물론 양계농가들의 경영난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말복을 기점으로 소비 하락으로 국내 닭고기 가격 하락과 사료가격 인상으로 농가들의 생계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다수 닭고기 계열업체들이 냉동물량을 상당수 보관하고 있어 이 물량까지 시장에 풀릴 경우 가격 폭락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수입업체의 관계자도 “미국 업체들의 횡포 아닌 횡포가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제안을 안 받으면 되는데 받는 것이 더 문제다”며 “국내 수입업체들의 난립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이를 해결할 마땅한 방안이 없는게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