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서해안벨트(전남, 충남, 경기 등)를 중심으로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산란계 농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2월 들어 경기 평택과 충남 천안, 경기 안성 소재 산란계 농장 3곳에서 고병원성 AI가 잇따라 발생한데 이어, 12월 15일에는 충남 천안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의심신고 2건이 추가로 접수됐다.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이하 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9일 천안과 안성의 산란계 농장에서 폐사 증가가 확인돼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12월 10일 고병원성 AI(H5N1형)가 확인됐다. 2025/2026 동절기 9, 10번째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현재 가금농장 AI 발생 10건 중 절반이 산란계 농장으로 파악되고 있다. 15일에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소재 산란계 농장 2곳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됐고, 앞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산란계 농장과 멀지 않은 곳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산란계 농가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해안벨트는 철새 도래지에다 가금농장이 밀집돼 있고, 산이 없는 평지다보니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전염이 된다”면서 “현재 고병원성 AI 발생을 보면 충남 천안과 경기 평택, 화성, 안성 등으로 확산됐는데, 방역이 잘 되지 않으면 경기 용인과 이천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산란계는 육계 등에 비해 사육기간이 길고, 온도관리를 위해 환기를 하는 등 고병원성 AI 발생에 비교적 취약하다. 실제로 2003년 이후 고병원성 AI 발생 중 산란계 및 오리농장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중수본은 방역대책 중 하나로 산란계 발생 위험이 높은 경기 남부(안성, 화성, 평택)와 충남 북부(천안, 아산) 권역에 AI 특별방역단(검역본부 과장급)을 파견해 방역 기술을 지원하고, 해당 지방정부의 단체장(또는 부단체장) 중심으로 집중 관리될 수 있도록 지도·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동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12월 8~9일 양일간 3건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는 등 추가 발생 우려가 큰 상황”이라면서 “특히 이번 동절기 가금농장에서 발생이 많은 경기도와 충청남도는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이동제한, 발생 지역 검사 주기 단축 등 강화된 방역조치가 누락되지 않고 이행되도록 빈틈없이 관리해 줄 것”을 주문했다.
<한국농어민신문 12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