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동절기 국내 가금농장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사례가 10건을 돌파했다. 연중 최다 발생 월인 12월 가금농가의 방역 의식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9월12일 경기 파주 토종닭농장을 시작으로 2025∼2026년 고병원성 AI는 12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가금농장 10곳에서 발생했다. 축종별로는 산란계 5건, 토종닭·육용종계·육용오리·종오리·기타 각 1건이다. 지역별로는 경기에서 6건으로 가장 많고 충북·충남·전남·광주광역시에서 각 1건씩 기록했다.

발생 시기별로는 9·10월 각 1건, 11·12월 각 4건이었다. 12월은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추가 발생이 우려된다. 특히 이달 8∼9일 이틀간 전남 영암 육용오리농장과 충남 천안, 경기 안성의 산란계농장을 포함해 모두 3곳에서 발생하며 확산 세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2월은 최근 5년간 고병원성 AI가 가장 많이 발생한 달이다. 2020년 43건, 2021년 11건, 2022년 29건, 2023년 24건, 2024년 13건 나왔다.

닭고기·달걀 가격도 꿈틀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2월 1∼11일 평균 ‘대(1.6㎏ 이상)’ 규격 생계유통가격은 1㎏당 1816원이다. 지난해 12월(1563원) 대비 16.2%, 평년 12월(1505원) 대비 20.7% 높다. 같은 기간 달걀 산지가격은 특란 30개들이 한판 기준 5208원을 형성했다. 지난해 12월(4863원)보다는 7.1%, 평년 12월(4830원)과 견줘선 7.8% 올랐다.

정부는 고병원성 AI 영향에 따른 수급 불안 우려는 낮다는 견해다.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관계자는 “12일 기준 산란계 115만마리가 살처분됐지만 이는 전체 사육마릿수의 1.3% 수준”이라면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2월 일평균 달걀 예상생산량은 5005만개로 평년 12월 평균(4713만개)보다 6.2%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육계는 환절기 여파로 증체가 어려워 ‘대닭’ 가격이 올랐으나, 전체 공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계유통가격’은 계열화업체에 소속되지 않은 농가 대상으로 조사하는데, 이는 육계 거래물량의 5% 남짓”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는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 관계자는 “농가에서는 장화 갈아신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농민신문 12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