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닭고기 수입 일시 중단됐지만
20여일 만에 ‘지역화 협상’ 완료
국내시장 미친 영향 크지 않아

프랜차이즈 대부분 국내산 사용
수입산 재고도 2~3개월치 ‘넉넉’

‘치킨값 인상’ 일부 언론 호들갑
수입업자·유통상인만 배불려


지난 5월 브라질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닭고기(부분육) 수입이 일시적으로 중단됐지만, 국내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치킨값이 줄줄이 오를 것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던 일부 언론보도로 인해 시장에 혼란만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2025년 1~6월 FTA 체결국 농축산물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2분기까지 닭고기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11만 2000여톤으로 조사됐다. 닭고기 최대 수입국인 브라질에서 AI가 발생해 5월 15일(브라질 선적일 기준)부터 수입이 금지됐지만, 이전에 선적된 물량은 차질 없이 국내에 들어온 것이다. 이후 브라질 내 AI 미발생 지역에서 생산된 닭고기에 한해 수입을 허용하는 ‘지역화 협상’이 6월 9일 완료됐다.

실제로 치킨값 등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았다. 대부분의 치킨 프랜차이즈는 국내산 닭고기를 사용하고 있는데다, 수입산 부분육의 재고 물량도 2~3개월 정도로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육계업계 관계자는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대부분이 국내산 통닭을 사용하고 있고, 수입해온 부분육 재고량도 많았기 때문에 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치킨값 인상 등 자극적인 언론보도가 쏟아졌다”면서 “결과적으로 닭고기 수급불안 이슈로 수입업자와 유통상인만 배를 불리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시장이 혼란한 틈을 타 ‘한국육계협회’의 명칭과 로고 등을 무단으로 도용해 브라질산 닭고기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처럼 사칭하는 업체도 확인되고 있는 실정이다.(▶본보 7월 15일자 10면 참고)

정부는 닭고기 수급에 문제가 없고, 치킨값 인상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 축산경영과 이동민 서기관은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6월까지 부분육 가격이 일부 올랐지만 곧바로 안정을 찾았다”면서 “브라질산 수입 중단에 대응해 추가로 확보한 태국산 부분육 4000톤이 7월까지 모두 들어왔고, 조만간 브라질산 수입 재개 물량도 들어오기 때문에 부분육 수급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이 서기관은 “당시 치킨값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대부분의 치킨 프랜차이즈는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며 “수입산 순살을 많이 사용하는 일부 중소업체가 치킨가격을 올리긴 했지만, 업계에선 브라질산 수입 중단을 구실로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브라질은 세계 3대 닭고기 생산국으로 우리나라 닭고기 수입량의 82%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6월 18일 ‘AI-Free’를 선언했고, 6월 21일부터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재개됐다.

<한국농어민신문 8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