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수입량 대부분 브라질산 촉각
선적일 기준 15일부터 수입금지
1분기에만 4만6000톤 반입
국내 닭고기 수급 차질 우려

▶정부 “당장은 수급문제 없을 듯”
종계 생산주령 제한 해제해
육계계열업체 추가 입식 독려
향후 물량 조이기 등 대비 나서

▶국산 물량 확보 쉽지 않아
치킨용 닭고기 필요하지만
복 앞두고 ‘삼계용’ 입식 집중
추가적 입식 가능할지 의문


브라질 남부 리우그란데도술주(州) 소재 종계농장에서 지난 15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확진되면서 브라질산 가금류에 대한 수입이 금지된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가 육계계열업체에 걸어놓은 종계의 육계 병아리용 계란 생산 주령을 해제해 추가입식을 독려하기로 했다. 닭고기 수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서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로부터 다시 청정국 지위를 받기까지 닭고기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국내산 닭고기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조치로 해석되는데, 다만 육계계열업체들은 연중 육계 및 삼계 생산계획에 따라 연초부터 닭고기용 병아리 입식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입식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추가 입식이 얼마나 가능할지 주목된다. 특히 5월말부터는 육계 뿐만아니라 복경기 특수를 대비해 삼계 입식이 늘어난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으로 지목되고 있다.

#수입 닭고기 대부분이 브라질산
농림축산식품부는 브라질 농축식품공급부가 자국 종계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지난 16일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 보고함에 따라 브라질 선적일 기준으로 15일부터 브라질산 종란·식용란·초생추(병아리)·가금육 및 가금생산물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수입 금지일 전 14일 이내로 5월 1일 이후에 선적돼 국내에 도착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검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며, 현재 국내에 도착해 검역 대기 중인 물량에 대해서는 14일가량인 바이러스 잠복기를 고려해 감염 우려가 없다고 보고 일반적인 검역 절차를 거쳐 통관을 진행할 예정이다. 물량은 844톤가량이다.

국내산 자급률을 80%가량으로 보고 있는 닭고기는 나머지 수급 물량 대부분을 브라질에서 들여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FTA이행지원센터가 내놓은 2025년도 1분기 국내 닭고기 수입동향자료에 따르면 5만4000톤가량의 닭고기가 수입된 가운데 이중 4만6000톤이 브라질산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물량의 절대치를 차지하는 브라질산 닭고기가 자국 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수출이 중단되면서 국내 닭고기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미 수입된 닭고기 재고물량을 기존 일정대로 시장에 풀 것을 관련 업체에 요구하는 한편, 국내산 닭고기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계열업체에 적용되고 있는 종계의 생산주령 제한을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17일 낸 보도자료를 통해 육용종계의 생산주령을 연장하는 등 공급확대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데 더해 19일에도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64주령으로 제한돼 있는 육용종계의 생산주령 규정을 풀 계획”이라면서 “64주령 이후에도 계란을 생산하는데 문제가 없는 종계는 이후에도 육계 병아리를 생산하는 계란을 낳을 수 있게 조치 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부분의 업체들이 3개월치 이상 물량을 재고로 두면서 물량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향후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면서 물량 조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수입업계와 이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육계 생산량 확대 의문
문제는 국내에서 당장 육계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인지 여부.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계열업체에서는 도계능력을 감안해 연간 생산·납품계획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연초부터 육계와 삼계용 병아리 입식을 진행한다”면서 “특히 이번 같은 경우는 7월 복경기를 앞두고 육계 뿐만아니라 삼계까지 입식이 되고 있는 상황이고, 또 이 시기에는 입식량을 최대한 늘려서 입식을 하게 되는데 추가적으로 병아리를 입식할 여유가 어느정도나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상황을 전했다.

육계는 종계 암·수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태어난 병아리를 30일가량 키워 치킨 등이 원료로 사용하고, 삼계는 산란계 암컷과 육계 수컷에서 생산된 알에서 생산된 병아리를 35~45일가량 키워 삼계탕용으로 사용한다. 같은 닭고기이긴 하지만 사용처가 전혀 다르다.

이 관계자는 또 “실제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필요로 하는 닭은 육계인데 한정된 농장에 연간계획에 따라 삼계 입식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삼계와 육계는 병아리를 얻는 방식에서부터 크기와 사육기간, 그리고 수요처도 다르기 때문에 사용처가 다르다. 또 복경기 삼계 수요가 있기 때문에 입식하는 병아리를 삼계에서 육계로 바꾸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열업체 “닭고기가격 안올릴 것”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으로 인해 제기되고 있는 시중 닭고기 가격 인상과 이에 따른 치킨 등 프랜차이즈 업체의 제품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에 제기된다. 하지만 ‘브라질산 닭고기가 수입되지 않는다고 해서 계열업체가 국내산 닭고기 납품가격을 인상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계열업체 관계자는 “통상 계열업체가 닭고기 프랜체이즈와 납품계약을 맺을 때는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납품가격을 미리 정해 놓고 납품을 하는 방식으로 계약한다”면서 “계열업체 외에 일반농가의 닭고기 가격은 이에 따라 오를지 모르겠지만 계열업체의 납품가격은 기존 계약금액에 따른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육계 생산량 중 97%가량은 육계계열업체를 통해 납품되며 이에 포함되지 않는 비계열 출하물량은 약 3% 가량이다. 이 물량에 대한 가격 조사치를 '생계유통가격'이라고 업계는 부르고 있으며, 시장공급물량에 따라 가격이 등락한다. 반면, 계열업체의 경우 계약사육농가에서의 사육원가를 감안해 생계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등락이 거의 없다. 

한편, 수입량 중 절대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언제쯤 재개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최종 발생 농장에서 살처분이 완료된 후 28일간 추가발생이 없을 것 △28일간 바이러스 순환증거가 없을 것 △이들 2가지 요건을 입증할 예찰자료를 바탕으로 자체 비발생국 지위 획득 보고서를 세계동물보건기구에 제출한 후 인증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서 최종 발생일로부터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는 데까지 초기는 6개월여에서 3~4개월, 최근에는 2개월여가 소요된 바 있다.

<한국농어민신문 5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