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농림어업조사’ 결과로 본 농산어촌 현주소 

2020년 이후 내림세 가팔라 
70대↑ 빼고 모든 연령대 감소 

40세 미만 경영주 4601가구뿐 
농가 고령화율 55.8% ‘최고치’ 

전업농 4년째 줄어…겸업 증가


농업·농촌이 쪼그라들고 늙어가고 있다. 농가와 농가인구수가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70세 이상 농가 경영주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청년농수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통계청이 17일 내놓은 ‘2024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인구는 200만3520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231만명으로 일시 반등한 이후 내림세를 보이는 농가인구의 감소폭이 가파르다. 2023년 208만8781명으로 전년(216만5626명)보다 3.5% 줄어든 데 이어, 이번 조사에선 감소폭이 4.1%(8만5261명)로 벌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농가인구는 200만명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23년 99만9022가구였던 농가수는 100만가구를 회복하지 못한 채 하향곡선을 유지했다. 지난해 97만3707가구로 규모가 더 줄었다.

농가 고령화도 심각하다. 지난해 농가 경영주 가운데 70세 이상 비중이 50.8%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같은 농가는 49만4710가구로 2023년(47만7323가구)보다 3.6% 증가했다. 이들을 제외하면 경영주 나이를 기준으로 ▲40∼49세(2만7171가구) ▲50∼59세(12만5358가구) ▲60∼69세(32만1867가구) 등 모든 연령대의 농가는 전년보다 감소했다. 특히 경영주가 40세 미만인 청년농가는 2020년 1만2426가구를 기록한 이후 매년 눈에 띄게 쪼그라들어 2024년에는 4601가구로 내려앉았다. 4년 만에 3분의 2 가까이 줄면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농가인구별로는 70세 이상이 78만525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76만7380명)보다 2.3% 증가한 수치다. 전체 농가인구 중에선 39.2%다. 65세 이상으로 기준선을 옮기면 고령의 농가인구수는 111만7943명으로 늘어난다. 이로써 농가 고령화율은 55.8%로 전년보다 올라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우리나라 전체 고령화율은 19.2%다.

그밖에 나머지 연령대 변동은 모두 내림세다. 특히 농업계의 허리 역할을 해야 할 40∼49세 인구가 전년(11만4691명) 대비 11.5% 감소하며 10만1496명이 됐다. 50∼59세 인구도 전년(31만2017명)보다 10.0% 줄어 28만960명이다.

통계청은 “고령에 따른 농업 포기와 전업(轉業) 등으로 농가인구가 줄고 있다”며 “지난해 연령별 농가인구를 살펴보면 70대만 증가하고 나머지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경영형태별 농가 중엔 논벼를 재배하는 농가가 36만4578가구로 가장 많았다. 전체 농가의 37.4%였다. 2020년 40만9629가구와 견주면 11.0% 감소한 수치다. 반면 특용작물·버섯 농가는 2020년 3만2076가구로 바닥을 찍은 뒤 2024년엔 7만423가구로 급증했다.

농사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전업농가는 54만2458가구로 조사됐다. 이들은 2020년 61만9405가구를 기록한 이후 4년째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겸업농가는 41만5788가구에서 43만1249가구로, 1만5461가구 늘었다. 겸업은 농업수입이 농업 외 수입과 같거나 많은 ‘1종 겸업’과 농업수입이 농업 외 수입보다 적은 ‘2종 겸업’으로 나뉜다. 지난해 1·2종 겸업농가는 각각 전체 농가의 11.1%·33.2%다.

시·도별 전업농수는 ▲경북(10만5287가구) ▲전남(8만3692가구) ▲충남(6만7513가구) 순으로 많았다. 특히 경북은 과수(4만9962가구)·축산(8986가구)·약용작물(1305가구)과 함께 임가(1만9500가구) 영역에서 가장 많은 가구가 분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월 발생한 산불 피해가 경북에 집중되면서 이같은 농가 지형에 적잖은 충격과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지규모가 1.0㏊ 미만인 농가는 72만236가구로, 전체의 74.0%에 달했다. 전체 농가 가운데 연간 농축산물 판매금액이 1000만원 미만인 농가는 62만6103가구(64.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판매금액이 1억원 이상인 농가는 4만610가구로 전년(4만2457가구)보다 소폭 줄었다.

축종별 가축사육 농가는 한우가 5만1585가구, 산란계 1만7682가구, 육계 4044가구, 돼지 2759가구 순이다.

<농민신문 4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