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사육마릿수 줄었지만 공급 과잉 여전…젖소, 사육마릿수·원유 생산량 줄 듯
돼지, 도축마릿수 소폭 증가…닭고기, 종계 입식마릿수 증가로 공급량 다소 늘 듯
산란계 사육마릿수 증가와 생산성 회복으로
상반기까지 지난해 평년에 비해
계란 생산량 많을 듯
2월까지 육용오리 입식마릿수 지난해보다 증가
오리 도축마릿수 늘어 산지 가격은 다소 하락할 듯
[농수축산신문=홍정민·안희경·김신지 기자]
올해 한우는 사육마릿수가 감소하겠지만 공급 과잉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낙농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젖소 사육마릿수와 원유 생산량이 모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돼지는 국내 도축마릿수가 늘어 공급이 증가하겠지만 수입량이 지난해 보다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금은 닭고기 공급량 증가, 계란의 안정적인 공급, 오리 사육마릿수 소폭 증가 등으로 전반적인 공급 증가가 예상된다.
# 한우, 사육마릿수 줄겠지만 공급 과잉은 여전
2년간 사육마릿수가 늘면서 최악의 수급 불안을 겪었던 한우산업은 올해 사육마릿수가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면서 다소간의 안정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공급량과 악화된 소비환경으로 가격면에서는 불투명한 미래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는 318만 5000마리로 지난해 333만 마리보다 4.4%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2세 미만 사육 마릿수가 감소하면서 가임암소는 162만5000마리로 1.4% 감소하고 1세 미만 사육마릿수는 83만 마리로 2.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같은 감소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도축마릿수도 93만3000마리로 지난해보다 4.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전체 도축 마릿수가 90만 마릿대 수준이면 공급과잉 상황은 여전한 것이라는 게 농경연측의 설명이다.
한우 도축마릿수는 내년 이후 2028년까지 감소할 것이란 게 농경연의 전망이다. 올해 도매가격은 도축 마릿수 감소로 kg당 1만8500원 내외로 전망된다.
GSnJ도 한우고기 도매가격은 올해부터 상승해 2028년에는 kg당 2만 원 수준을 회복하고 2029년 말까지 상승해 2만 원 초반대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도축 마릿수가 증가해 도매가격 상승 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가격 상승세는 2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생각보다 녹록지 않은 소비여건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 특수를 노렸던 유통업계에서는 비상계엄 등 정치이슈에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까지 겹치면서 연말모임이 모두 취소,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우를 유통하고 있는 한 유통업자는 “크리스마스에 새해까지 연말특수를 기대했지만 계엄사태와 탄핵이슈 등으로 연말모임이 취소된 데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추도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가정내 소비도 예상보다 적었다”며 “이같은 소비 부진이 전반적으로 이어지면서 연말특수는 아예 없어진 상황으로 이번 달 말 설 선물세트 판매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 전망은 불황을 끝내고 호황으로 가는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게 공통적 의견이다.
사육마릿수의 감소세는 내년까지 지속되다가 2027년 이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암소 도축과 송아지 생산마릿수 상황 등에 따라 사육 마릿수 감소폭 제한과 조기반등 가능성이 있어 내년 이후에는 1세 미만 증가로 사육 마릿수 증가세로 전환할 것이란 게 농경연측의 예상이다.
농경연은 올해 말 한우 사육마릿수를 320만 마리로 내다보고 내년에는 315만 마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GSnJ 측도 2027년 말에는 314만 마리를 저점으로 증가세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다.
표유리 GSnJ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한우산업 불황은 막바지에 달했고 향후 5년 이상 한우산업 호황일 이어질 전망이지만 그 이후 한우산업 위기가 도래하지 않도록 선제적인 수급관리 계획이 필요하다”며 “올해는 한우산업 회복기로 한우농가 경영 상황이 호전되겠지만 2029년부터 한우산업의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미리 사육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 젖소, 사육마릿수·원유 생산량 감소
지난해 줄어들었던 젖소 사육마릿수와 원유 생산량은 올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 4분기 젖소 관측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젖소 사육마릿수는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37만9000마리였으며 3분기 원유 생산량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어든 46만4000톤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감소세는 4분기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낙농가들의 고충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에서 발표한 송아지 생산 잠재력 지수는 2023년 12월을 100으로 놓고 볼 때 지난해 4분기 110, 올해 1분기는 94.2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올해 3월 사육마릿수 또한 37만8000~38만 마리로 전망돼 지난해 대비 0.8% 감소될 전망이다.
농경연은 4분기 젖소관측을 통해 12월 젖소 사육마릿수와 4분기 원유생산량에 대해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0.5% 감소한 38만~38만2000마리, 47만3000~47만5000톤으로 내다봤다. 젖소 사육마릿수 감소로 인해 내년 1분기 원유 생산량 또한 전년 대비 1.9% 줄어든 48만3000~48만5000톤으로 추정되면서 당분간 원유 생산량 감소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2023년 시행된 용도별차등가격제는 올해로 3년 차를 맞이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제도 도입 당시 2023년부터 2년간은 금액과 물량을 고정하기로 하면서 지난해 역시도 2023년과 같은 가격과 물량이 적용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지난해 6월 원유가격 협상소위원회에서 논의된 물량으로 제도가 운영된다.
협상 소위를 통해 확정된 음용유용 원유는 2년 동안 고정됐던 195만 톤에서 9000톤 감축한 194만1000톤이며 농가 쿼터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88.5%다. 가공유용 물량은 10만 톤에서 9000톤이 증가한 10만9000톤으로 농가 쿼터 기준 5% 수준이다.
지난해에도 수입 유제품의 한국 시장 공략은 계속됐다. 폴란드에 이어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에서 다양한 프리미엄 멸균우유를 출시하면서 대형유통업체와 백화점에 수입 멸균유의 비중이 높아졌다.
특히 프리미엄 멸균우유는 브런치 카페나 음식점 등에서 원료로 사용되기 보다는 국내 소비자들의 가정 내 소비가 많아 국산 음용유 시장을 위협할 소지가 크다. 국내 유업체들은 신선함과 안전성을 내세우며 이에 대응하고 있지만 수입 멸균유 물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가격 경쟁면에서도 역부족이라는 게 유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따라서 보다 촘촘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국내 유업계의 지적이다.
# 돼지, 도축마릿수 증가
2025년 한돈산업전망은 한마디로 녹록지 않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여전히 고물가이고 가처분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여력 축소도 예상하고 있다. 이런 데다 부동산 시장마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경제 불황 장기화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트렌드를 형성하면서 이미 지난해 경험했던 것처럼 돼지고기 앞다리 등 저가 품목의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물가와 가계부담에 따른 내식, 가성비 소비 증가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소비자 경험을 중시하는 트렌드는 올해도 가속화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덕래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국장은 “후지와 등심 품목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전지 품목도 나름 선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고가제품에 대한 수요는 올해도 여전히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삼겹살을 어떻게 판매해야 할 것인지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올해 앞다리살과 뒷다리살의 경우 체중관리와 근육 강화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과 중장년층에서 다양한 요리에 활용 가능해 웰빙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관심을 끌 가능성이 있다. 최근 정육점이나 마트에서 소분 포장된 돼지고기가 인기를 끌고 있고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도 돼지고기 관련 제품 출시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유통경로 변화에 있어 온라인 쇼핑몰,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이브 커머스 등 디지털 구매 경로의 부각은 올해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보인다. 소포장 제품이나 정육 세트를 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비롯해 QR 코드를 통해 제품의 원산지와 유통과정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는 소비자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업계에선 올해 도축마릿수가 약 1920만 마리로 지난해 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돈육 수입량의 경우 지난해 대비 감소한 40~44만 톤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는 한돈팜스 분석을 통해 올해 연간 예상 돈가(제주제외)를 kg당 5150원 대로 내다봤다. 이는 2023년 5134원, 지난해 약 5200원의 사이를 점하는 것이다. 연평균 5000원대의 지육가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전체 돈육공급량은 지난해 이월재고 17만7000톤, 국내 생산 117만2000톤과 수입을 합쳐 177만9000톤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량은 지난해 수준인 159만 톤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닭고기, 공급량·소비량 증가 예상
올해 상반기 닭고기 공급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확산 등으로 잦은 이동중지 명령이 이뤄지고 있어 생계 출하와 도축 작업이 지연되면서 원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닭고기 소비는 가계 소비 부진 등으로 배달보다는 포장 주문과 온라인 구매 등 알뜰구매 비중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평년 수준 이상으로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육계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종계 입식마릿수가 증가하면서 올해 닭고기 공급량은 소폭 증가할 것”이라며 “불황으로 인한 가계 소비 위축이 오히려 닭고기 소비에는 호재로 작용, 올해 닭고기 소비량 또한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 니즈(need, 요구)에 따른 다양한 제품 개발 등으로 닭고기 소비홍보에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며 “인구 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육계 산업의 성장을 위해 내실 강화와 패러다임 전환 등으로 틈새시장에 맞는 제품 생산 등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올해 육계 생산비는 국제곡물가격 보합세와 국제환율 약보합세, 인건비·부대비용 증가 등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산 닭고기 공급 증가로 닭고기 할당관세가 시행되지 않으면 닭고기 수입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육계 원종계 수입은 전년 대비 8.0% 증가한 18만3000마리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육계관측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육용 종계 사육마릿수는 618만8000마리로 전년 동월보다 3.9% 성장했다. 하지만 도축 마릿수는 육계 재고량 증가로 인해 지난해 8월부터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산란계, 계란 생산량 증가로 안정적 공급
농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입식 마릿수를 고려했을 때 지난해 4분기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약 8120만 마리로 추정되며 올해 1월과 2월 산란계 사육마릿수 또한 전년 대비 6.4%, 5.5% 증가한 8135만 마리, 8067만 마리로 전망된다.
또한 지난해 3분기 6개월령 미만 사육마릿수 또한 전년 대비 3.7% 증가하면서 6개월령 이상 사육 마릿수가 증가해 계란생산에 가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6개월령 이상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전년 대비 7.6% 증가한 6088만 마리 내외로 추정됐다.
이로 인해 이번달 6개월령 이상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전년 대비 10.0% 증가한 6152만 마리, 다음달은 지난해 대비 8.1% 증가한 6154만 마리로 예상된다.
대한산란계협회에 따르면 산란 실용계 입식이 2023년 10월부터 증가해 올해 상반기까지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평년에 비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사육마릿수 증가로 전년 대비 8.0% 증가한 5194만개 내외로 추정된다. 올해 상반기까지의 일 평균 계란 생산량 또한 산란계 사육마릿수 증가와 생산성 회복으로 지난해와 평년에 비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란계업계 한 관계자는 “계란 산지가격은 계란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하락세를 보이겠지만 고병원성 AI에 대비한 유통업체의 재고 확보와 설 명절 수요로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고병원성 AI 발생에 따른 살처분 피해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며 피해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면 계란 생산량 감소가 일어날 수 있어 이를 염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오리,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
지난해 12월 오리사육마릿수는 708만2000마리로 전년보다 8.3% 증가하면서 대폭 줄어들었던 오리마릿수는 대부분 정상화됐다. 올해 1월은 636만 마리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평년보다는 7.6% 증가한 상황이다.
올해 2월까지 육용오리 입식 마릿수는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상반기에 종오리 입식이 증가하면서 병아리 생산잠재력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올해는 오리 사육마릿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농경연은 오리 도축마릿수도 늘어나 오리 산지 가격은 다소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달 오리 산지가격은 3.5kg 기준으로 8800~9200원으로 전망되고 다음달은 9500~9900원으로 소폭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농수축산신문 1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