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역대 최대 폭염일수를 기록하더니 하절기를 넘어서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기온이 떨어지고 있다. 사람도 적응하기 힘든 마당인데 ‘가축들이야 오죽하겠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런 가운데 여기저기에서, 또 소를 비롯해 돼지와 닭에서도 제1종가축전염병이 발생하거나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야생조류에서 분리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그것도 두 종이나 확인됐다. 백신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소 럼피스킨도 지난 19일 경북 상주에서 추가로 발생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일 전북 군산 만경강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H5N3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확인된 후 이어 14일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경기도 용인 청미천에서 포획한 원앙에서 H5N1형이 확인됐다.

앞서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확인된 일본에서 육계농장 발생사례가 더해지면 대한양계협회가 22일 예산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전국양계인대회’를 취소했다.

주지하다시피 구제역과 소 럼피스킨은 백신을 접종하면 대부분 발병을 막을 수 있다는 점, 그래서 방역에 사용할 수 있는 확실해 보이는 방패가 있다는 점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는 달리 구별된다.

즉,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발병하면 치료가 불가능기 때문에 살처분이 유일한 방역책이고, 확산된다면 걷잡을 수 없이 퍼질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그나마 발생 첫해 다수의 발생건수를 기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이후 개별 농장단위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농장단위 철저한 차단방역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는데, 실제 접경지역 양돈장의 사정을 보면 담장을 2중 3중으로 쳐서 외부 오염요인이 농장 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백신이 없거나 있더라도 이런저런 이유로 접종하지 못하는 질병은 결국 농장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게 최선의 방역책이다. ‘나는 괜찮겠지?’해서는 안된다.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바이러스가 어디에 있는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농어민신문 10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