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첫 AI 확진…방역당국 ‘초비상’

당진 종계농장서 발생…전국 확산 우려

축산농·당국 관리 소홀 탓…토착화 가능성도

전남북과 경기에 이어 충남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겨울처럼 고병원성 AI가 서해안벨트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다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방역당국은 5일 2만4000마리 규모의 충남 당진 종계(씨닭)농장에서 H5N6형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7년 11월 이후 농장에서 발생한 AI 건수는 모두 17건으로 늘었다. 충남지역에서의 발생은 이번이 처음이며 종계농가에서도 최초다. 그동안 경기지역의 산란계농가와 전남북의 오리농가에서만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현재 방역당국의 강력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AI는 산발적이지만 전북에 이어 전남·경기·충남 등 서해안벨트의 모든 지역으로 점차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9~25일)과 설(16일)을 맞아 사람과 차량 이동이 빈번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AI가 서해안벨트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장간 전파도 걱정되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당진 종계농장을 드나든 축산차량 4대가 경기·충남과 경남북 등 4개도, 20개 농장 및 시설을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곳에서 추가 감염사실이 드러날 경우 전국 확산은 시간문제다.

AI 확산은 축산농가의 도덕적 해이와 방역당국의 관리 소홀이 빚어낸 결과다. 당국이 최근 전국 가금농가와 축산 시설·차량을 점검해 204건의 AI 방역 위반사항을 적발한 결과를 보면 소독설비 설치 기준을 어기거나 소독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76건(37.3%)으로 가장 많았다. 일시 이동중지명령 위반 44건(21.6%), 가축사육업 허가 위반 25건(12.3%)이 뒤를 이었다.

역학 관련 한 전문가는 “방역당국이 상시 가축방역을 한다고 했지만, 농가만 믿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이번 사태를 막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최근에는 토착화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AI 바이러스가 철새로부터 유입되는 게 아니라 중국처럼 상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방역당국과 농가들은 농장간 (AI의) 전파를 막아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신문 2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