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중부 아닌 남부지방서 먼저 발생한 이유는?

장거리 이동 철새 경로가 원인

고방오리·홍머리오리 등

남해안·제주도 거쳐 이동 주변 저수지 방역 신경써야


올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기존 양상과 달리 남부지방에서 먼저 발생했다.

지금까지는 겨울 철새의 남하 경로를 따라 중부지방부터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던 게 일반적이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7일 내놓은 올겨울 야생조류에 의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검출 경향 분석 자료를 보면 이런 현상은 장거리 이동 철새가 원인이었다.

고방오리·홍머리오리 같은 장거리 이동 철새들이 북극해에서 홍콩 및 중국 남부로 이동 중 남해안·제주도 등 남부지역을 경유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런 탓에 예년과 다르게 AI 바이러스가 남부지방에서 먼저 검출되고 한달이 지난 후에야 중부지방에서 검출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I 바이러스는 2017년 11월13일부터 전남 순천과 제주 등 남부지방에서 처음 검출됐다. 이어 한달 뒤인 12월13일부터 중부지방인 경기 용인, 충남 천안, 경기 안성에서 차례로 검출됐다. 2016년 발생했던 AI가 충남 천안·아산, 강원 원주 등 중부지방부터 시작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문제는 다음달부터 겨울 철새가 북상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겨울 철새 북상에 따른 이동 경로 등을 면밀하게 추적해 분석하고 있다”며 “철새가 이동하는 지역의 주변 저수지·습지 등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방역에 보다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역당국에 따르면 8일 국내 최대 오리산지인 전남 나주에서 AI 항원이 검출됐다. 고병원성 AI는 지난해 11월19일 전북 고창을 시작으로 8일까지 11건이 발생했다.

<농민신문 1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