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확산 대비 백신용 바이러스 ‘항원뱅크’ 만든다

농식품부, 효과적 통제 어려울 때 긴급 접종 실시

H5형 2가지 계통 5종 선발

백신주별 500만마리 조류에 2회 접종할 수 있도록 비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과 같은 긴급 상황에 대비해 AI 항원뱅크와 긴급 백신접종시스템이 구축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밝힌 방역 대책에 따르면 백신용 바이러스를 대량으로 생산해 보관해놓는 항원뱅크가 만들어진다.

백신후보주는 국내와 중국·일본 등 주변국에서 유행하는 H5형 바이러스 2가지 계통형 5종을 선발한다. 1개 백신주별로 500만마리에 2회 접종할 수 있는 양을 비축하게 된다. 이는 전국 시·군에서 사육 중인 종계·산란계의 평균 사육마릿수에 AI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 17곳을 곱해 얻은 수치다. 1회 접종에 들어가는 비용은 50원으로, 모두 25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백신 접종 시기를 미리 정하지 않고, 전국적 확산이 우려돼 살처분·이동제한 등으로 효과적인 통제가 어렵다고 판단될 때 긴급 접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긴급 접종 여부는 가축방역심의회를 거쳐 농식품부 장관이 관계부처와 협의한 후 결정한다.

백신은 신속한 통제를 위해 발생지 인접 시·군에 접종하는 링백신(Ring Vaccination)과 방역수준 등을 고려해 특정 조류·구역·농장을 대상으로 하는 표적백신(Targeted Vaccination)을 병행한다.

접종 범위는 발생지역 사육 품종과 규모, 바이러스 특성·유입 시기, 지리·환경적 여건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정한다.

접종 대상은 유전적으로 보존가치가 있는 가금류를 우선으로 한다. 단, 사육 기간이 짧은 육계·육용오리는 제외한다. 가금류의 1순위는 순계·원종계·종계 등이며, 2순위는 산란계, 3순위는 토종닭, 4순위는 메추리와 종오리 등이다. 특수조류는 멸종위기종이 1순위이며, 다음으로 희귀종, 동물원의 조류순이다.

접종은 마지막 발생농장에서 방역조치가 끝난 후 최소 42일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 중단한다. 이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정한 AI 최대 잠복기(21일)의 두배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접종이 완료된 이후에는 백신을 맞은 조류의 종류, 접종 범위, 감염 여부에 따라 정기적인 검사와 수매·도태 등 사후관리를 시행한다.

오순민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AI 항원뱅크 비축을 조속히 완료하고 긴급 백신접종시스템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오 국장은 이어 “새로운 유형의 AI 발생에 대비해 신규 백신주와 야외 바이러스 감별진단법, 다양한 축종에 적용 가능한 범용백신 생산 등 AI 백신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3일 경기 포천 소재 산란계농장(사육규모 19만7000마리)에서 AI 의심축이 신고돼 이날 오후 3시부터 5일 오후 3시까지 48시간 동안 경기 전역과 강원 철원지역에 일시 이동중지 명령(스탠드스틸)을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동중지 적용 대상지역은 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KAHIS)에 등록된 약 1만1000곳이다. 올겨울 산란계농장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 11월17일 전북 고창의 육용오리농장에서 첫 확진 판정이 나온 이후 AI는 1월3일 현재까지 9건 발생했다. 모두 전남·북지역 5개 시·군에 위치한 오리농장이었다. 

<농민신문 1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