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서 ‘H5N6형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방역 비상

이평면 육용 오리농장서 발생 고병원성 확진 가능성 높아

전국 최대 오리 계열화사업자 위탁농장…수평전파 위험 커

방역당국, 차량 이동경로 추적 ‘다솔’소속 가금농가·종사자에 일시 이동중지명령 내려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의 선제 대응에도 철새 이동경로인 이른바 서해안 벨트를 중심으로 고병원성 AI가 산발적이지만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서다.

방역당국은 AI 일제검사를 하던 중 전북 정읍시 이평면 육용 오리농장에서 H5N6형 AI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이번 농장도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통상 육용 오리농장에서 검출된 항원 대부분이 고병원성으로 확진됐기 때문이다.

고병원성으로 확진되면 올겨울 들어 네번째 발생이다. 11월17일 전북 고창 육용 오리농장과 12월10일 전남 영암 씨오리농장, 21일 영암 육용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됐다.

특히 이번 농가는 영암 육용 오리농장과 마찬가지로 전국 최대 오리 계열화사업자인 ‘다솔’의 위탁농가라는 점에서 차량과 사람에 의한 농장간 수평전파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통상 농가에 병아리·사료를 공급하고, 출하된 가축을 유통하는 사업자와 병아리를 위탁받는 농가 사이에 이동이 빈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솔 계열 농장은 현재 전남 167곳과 전북 60곳, 경남 6곳 등 모두 235곳에 이른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영암 육용 오리농장을 출입한 차량 9대의 이동경로를 추적한 결과, 전남 13개 시·군과 광주광역시 1개구의 농장 83곳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영암 24곳과 장흥 15곳, 나주 11곳 등의 순이었다. 나주와 영암은 전국에서 오리 사육마릿수 1·2위를 다투는 곳이다.

장흥도 사육마릿수가 많은 데다 씨오리농가에 오리를 분양하는 원씨오리농장이 있어 추가 발생하면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방역당국이 H5형 AI 항원 검출 직후인 20일 오후 2시부터 전남·광주 지역을 비롯해 다솔에 소속된 전국 모든 가금농가와 관련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24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명령’을 내린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이같은 발 빠른 대응에도 ‘1차 방어선’이 뚫린 것이어서 전남·전북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암의 씨오리농장에서 새끼오리를 분양받은 농장은 전국 10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휴지기제로 오리를 키우지 않는 농장이 늘어 (AI가) 뜨문뜨문 발생하는 것이지, 가금류 농장의 방역여건과 방역시스템이 개선돼서 적게 발생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새를 통해 AI가 발생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며 “따라서 철저한 차단방역으로 농장간 수평전파를 막는 데 방역당국과 농가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신문 1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