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회복·수요 감소…육계·달걀값 하락세로 전환
농가, 종계 병아리 입식 늘어 육계사육 전년보다 3.2%↑
6월 가격 5월보다 34% 하락
달걀, 여름방학에 소비 줄고 생산기반 회복 ‘내리막길’ 공급과잉 초래할 수도

비교적 높게 유지되던 육계·달걀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공급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공급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7월1~28일까지 산지 육계값(1㎏ 기준)은 평균 1637원으로 6월보다 29원 떨어졌다. 월평균 육계값은 2월 2009원에서 상승을 거듭해 5월 2495원까지 올랐지만 6월 중순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6월 육계값은 5월 대비 34% 떨어진 1666원을 기록했다.

7월 육계값 하락은 닭고기 최대 성수기인 초복과 중복을 지나 수요가 줄어든 데다 2016년 11월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타격을 받았던 육계 생산기반이 회복된 게 주요한 요인이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8월 축산관측’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육계 병아리 생산을 위한 종계 병아리 입식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368만마리로 파악됐다. 하지만 종계 도태마릿수는 지난해보다 17.6% 감소한 196만마리에 그쳤다. 이에 따라 종계 사육마릿수는 882만마리로 전년보다 3.9% 늘었다.

종계가 늘면서 육계도 증가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7년 2·4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반기 육계 사육마릿수는 1억420만마리로 전년 동기보다 3.2% 늘었다.

전문가들은 연말이 되면 공급과잉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재홍 대한양계협회 국장은 “이미 육계 사육마릿수가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만큼 회복됐고, 종계 병아리도 5~6월 2개월 동안 평년보다 22% 많은 123만마리나 입식됐다”며 “이제는 연말 공급과잉을 우려할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달걀 가격 역시 내려가고 있다. 2016년 11월 발생한 AI 여파로 달걀 산지값(특란 10개 기준)은 4월20일 2002원으로 치솟은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7월27일 1747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7월6일까지 두달 넘게 2000원대를 유지했던 달걀값이 하락한 것은 생산기반이 거의 회복되면서 생산량이 늘어난 데 반해 소비는 감소한 탓이다. 수입 달걀도 하락세에 한몫했다.

2·4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2분기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1분기 5160만마리에서 11.2%나 급격히 증가해 5738만마리를 기록했다. 달걀 생산량도 지난해 2분기의 84% 수준까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달걀 수요처인 학교들이 여름방학에 들어가면서 소비가 크게 줄었다. 안영기 계란자조금관리위원장은 “여름에 접어들면서 소비 감소세가 뚜렷하다”며 “조만간 공급이 소비를 초과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농민신문 8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