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농가 ‘닭 진드기’ 방역 비상
조류인플루엔자에 방역 치중 농가, 선제적으로 대비 못해
계사 비울 때 꼼꼼히 청소해야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닭 진드기(와구모)’에 제때 대비하지 못한 양계농가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닭 진드기는 닭에게 가려움증을 유발해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또 가금티푸스·가금콜레라 같은 질병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육계에 비해 산란계에 유독 피해가 크다. 평사에서 사육하는 육계와 달리 케이지에서 사육하는 산란계는 몸에 붙은 진드기를 떼어낼 만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올여름은 닭 진드기 피해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1월부터 최근까지 모든 방역 이슈가 조류인플루엔자(AI)에 집중되면서 많은 양계농가들이 닭 진드기 방제에 충분히 신경쓰지 못한 탓이다.

일반적으로 닭 진드기를 방제하는 가장 좋은 시기는 날씨가 더워지기 전인 4월 전후다. 온도가 28℃를 넘어가고 습도가 70% 이상일 때 가장 활발하게 증식하는 닭 진드기의 특성을 고려해서다.

따라서 이 시기에 퇴치작업을 하지 못한 농장은 닭 진드기가 이미 활발하게 증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다.

경기 광주 초월읍에서 산란계 10만마리를 사육하는 한 농가는 “방제시기를 놓치다보니 지금 농가에서 소독을 한다고 해도 완벽하게 퇴치하기는 어렵다”며 “올해 진드기 피해가 늘어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농가에서 꼼꼼히 계사를 청소하고 적절한 수단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방제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손영호 반석가금진료연구소장은 “가장 좋은 방법은 계사를 비울 때 청소를 실시하는 것”이라며 “진드기는 낮에 케이지 사이, 갈라진 벽의 미세한 틈새에 있는 먼지 속에 숨기 때문에 계사 내 먼지를 다 털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진드기는 알에서 깨어나 유충단계를 거쳐 성충이 되기까지 10~14일 정도 걸린다”며 “알과 유충엔 약효가 없으므로 처음 약제를 뿌린 뒤 일주일 간격으로 3회 소독해줘야 제대로 방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민신문 6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