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2만원 시대…시름 깊어지는 육계농가
프랜차이즈 ‘도미노 인상’ 전망 성수기 앞두고 소비감소 우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연쇄적인 가격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육계농가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치킨 값이 오르면 소비저항이 나타나 육계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1위(매장수 기준)인 BBQ(비비큐)치킨은 이달 초 10개 품목의 가격을 8.6~12.5% 인상했다. 3월에 가격을 인상하려고 했으나 정부의 제재로 계획을 철회한 이후 2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1만6000원에 판매됐던 메뉴는 1만8000원으로, 1만8000원이었던 메뉴는 1만9900원으로 올랐다. 모든 메뉴의 가격이 한마리당 2만원가량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치킨업계는 BBQ의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다른 업체들도 가격을 올리는 ‘도미노 인상’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육계농가들은 고민이 깊다. 국내 전체 육계 생산량 가운데 50%가량이 치킨으로 판매되는데 이번 가격인상이 소비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치킨이 소비저항에 부딪히면 전체 육계산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농가들의 의견이다.

전북 부안의 한 위탁사육농가는 “그렇잖아도 치킨값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은데, 가격이 더 오르면 소비자들은 외면할 것”이라면서 “게다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육계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산업이 어려운 시점에서 치킨값 인상은 부적절한 조치”라고 말했다.

특히 연중 최대 닭고기 성수기인 복경기(초복 7월12일)를 두달여 앞둔 시점에 가격인상을 단행한 점도 육계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여름철엔 건강식으로 삼계탕을 찾는 것만큼 치킨도 즐겨먹는데 이 시기를 앞두고 가격인상을 단행하면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며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현재 수준으로 가격을 유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농민신문 5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