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와구모 퇴치했다”
‘풍년종계장 사례’ 화제 일본 양계장 방문 계기

최근 ‘살충제 계란’ 논란으로 닭진드기가 산란계농가의 또 다른 골칫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생석회를 활용한 방제 사례가 알려져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북 남원에서 풍년종계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춘겸 대표.

이춘겸 대표는 지난 9일 경기농업기술원에서 개최된 ‘닭진드기 및 산란계 질병대책 마련을 위한 권역별 교육’에서 ‘닭진드기 방제 우수사례’ 주제발표를 통해 생석회 도포로 닭진드기를 방제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 대표의 농장은 다른 농장에서 종계수탉을 구입한 뒤 와구모에 전염됐다. 농장에 들어갔다 나오면 온몸이 가려워 병원을 찾을 정도였지만 당시에는 와구모가 뭔지도 몰랐다.

그렇게 2~3년이 지난 뒤 종계의 산란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양계장 벽면에 곰팡이처럼 와구모가 번지고 난 뒤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동물병원을 찾았다. 부랴부랴 처방을 받아 수회에 걸쳐 약을 뿌리고 종계 한 마리 한 마리를 목욕시키며 와구모 퇴치를 위해 애썼지만 와구모 퇴치에 실패했다. 여러 동물병원에 문의해도 양계장을 일 년 정도 비워야 한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일본 양계장을 방문하게 된 그는 여기서 해답을 찾았다. 양계장 내부에 생석회를 도포해 외부기생충과 바이러스, 세균 등을 차단하고 있었던 것.

일본에서 돌아온 그는 곧 이 방법을 농장에 접목했다.

먼저 물과 만나면 열이 발생하는 생석회의 특성을 고려해 높은 온도에도 녹지 않는 특수노즐과 호스를 사용해 생석회를 도포하는 장비를 맞춤 제작한 후 물 70~80ℓ당 분말생석회 1포를 희석해 빈 계사에 골고루 살포했다.

효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와구모 뿐만 아니라 극성이던 딱정벌레까지 덩달아 퇴치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현재도 출하 후에는 이 방법을 사용해 와구모를 방제하고 있다.

이춘겸 대표는 “생석회에 물을 바로 부으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물에 생석회를 풀어 희석해야 한다”며 “빈 계사에 청소 후 도포해야 효과가 높고, 도포시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보안경을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풍년종계장의 사례가 양계농가의 와구모 퇴치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농장마다 조건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축산경제 11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