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산, 미래산업 가능한가…양계산물 수출
삼계탕, 국산 닭고기 우수성 입증

정 병 학 한국육계협회장

지난 2014년 미국에 이어 올해 6월 대중국 삼계탕 수출의 쾌거는 우리나라 닭고기의 우수성을 알리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이 미국과 중국 등 대형 시장에 진출하면서 삼계탕의 세계화를 위한 교두보가 마련됐다. 삼계탕 수출은 또한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육계산업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현재 수출되는 국내산 삼계탕은 제조과정에서 미생물 제거를 위한 열처리 방식에 따라 레토르트 삼계탕과 냉동 삼계탕으로 구분된다.

열처리 방식의 차이에 따라 유통·보관 조건이나 보존기준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식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관능 측면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정병학 한국육계협회장은 “레토르트 삼계탕이 냉동 삼계탕에 비해 열처리 온도가 높고 열처리 시간도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멸균 측면에서는 레토르트 삼계탕이 우수한 반면 관능 측면에서는 냉동 삼계탕이 레토르트에 비해 높게 평가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삼계탕 원료 품종이 우리와 같고 삼계탕 문화 또한 우리와 유사하다. 때문에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 삼계탕 고유의 식감과 맛을 그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것.

정 회장은 “이 같은 이유로 냉동 삼계탕 위주의 수출이 이뤄져야 하지만 중국 당국이 레토르트 삼계탕의 수입만을 허용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면서 “향후 우리 정부가 중국 당국과 협상 시 냉동 삼계탕의 추가 수출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냉동 삼계탕과 유사한 가공공정으로 생산되는 열처리 가금육을 중국으로부터 연간 6000톤 이상을 수입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역의 상호 호혜 주의적 관점에서 대중국 교섭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부연이다.

정 회장에 따르면 미국시장에서는 레토르트 삼계탕에 비해 냉동 삼계탕의 비율이 월등히 높고, 일본의 경우도 레토르트에서 냉동 삼계탕으로 급격히 교체되는 추세를 보이는 등 냉동 삼계탕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품목 다양화 차원에서도 냉동 삼계탕의 대중국 수출을 병행하면 삼계탕의 전체적인 수출 확대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EU와의 삼계탕 수출 협상에서도 냉동 삼계탕 위주의 수출 논의가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저가 제품이 중국에 납품돼 시장에서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것과 관련 정 회장은 “중국에 수출되고 있는 한국산 제품들은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제품으로 일부 제품의 경우 인삼 함량 등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국내산 삼계탕의 특성은 그대로 담고 있는 제품”이라고 전했다. 국내 업체들이 품질이 나쁜 제품을 따로 만들지는 않는 다는 것이다.

다만 삼계탕 수출이 활성화되면서 업체들 간 과당 경쟁이 일어 일부 업체들이 덤핑을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육계협회를 중심으로 한 삼계탕수출협의회가 품질 및 가격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또한 중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국내산 삼계탕에는 한국산임을 알리는 공동 CI(K-samgyetang)를 부착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 전역에서 공동 마케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이어 삼계탕 수출 활성화를 위해 농가와 산업체, 협회, 유관기관 등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이미 육계협회를 비롯한 삼계탕 수출업체, 농림축산식품부, 수출 유관기관(aT 등) 등 협력체계를 구축했으며, 특히 정부와 육계협회는 올해부터 각종 지원금 등을 조성해 수출업체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직·간접적인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산 삼계탕과 이를 생산하는 시스템은 안전과 위생 부문에서 가장 까다로운 G2(미국과 중국)와 동등하다는 것이 확인될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EU로의 수출을 위한 실무진 접촉도 계획될 만큼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정 회장은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 닭고기 생산성은 미국과 브라질, 태국 등과 비교해 미흡한 수준”이라면서 “농가와 업체 등 육계산업 구성원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생산성 향상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만큼 언젠가는 축산선진국의 생산성을 뛰어 넘을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 회장은 그러면서 “농가는 사육에만 전념하고 업체는 도계·가공·유통에만 전념하면서 서로의 상생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육계협회가 중심에 서서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 하겠다”고 강조했다.


산란성계육 수출 호조…효자 노릇
오 세 을 대한양계협회장

지난해 계란 산지 가격 호조에 따른 유례없는 산란계 입식 증가로 올해 3월 말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7000만 마리를 돌파(6월 말 기준 6828만 마리)했다.

산란계 사육마릿수 증가는 산란성계육의 공급과잉과 계란가격 하락으로 이어졌고 최근 산란계농가들의 적자폭은 사상 최대에 이르렀다.

다방면의 수급조절 시도가 추진되고 있지만 공급과잉은 좀처럼 해소되고 있지 않다. 여러 대안 중 하나로 산란계 업계에서는 경제수명을 다한 산란성계군이 적절한 시기에 출하만 된다면 어느 정도 수급조절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산란계 업계는 국내 적체된 산란성계육의 소비활성화와 농가의 부수입 증대를 위해 산란성계육 수출길 모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와 관련 오세을 대한양계협회장은 “과거 국내 산란성계육은 수요가 없어 산란계농가의 지출요인으로 농장운영에 부담을 주는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베트남을 비롯해 일본, 홍콩에 수출됨으로써 산란계농장에 소득원으로 새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면서 “그러나 국내 고병원성 AI발생 및 공급 불안정 등으로 일본은 수출이 중단되고, 홍콩은 감소됐으며 그나마 유일하게 베트남에 수출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베트남의 닭고기 소비량 증가와 국내산 산란성계육의 구매력 증가에 따른 신규업체 발굴 및 신 수출 활로 개척이 기대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우리 정부의 지원이 조금만 보태진다면 산란성계육 수출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 회장은 그러면서 “산란성계육 수출을 바라보는 우리 정부의 태도가 석연치 않다”고 했다. 최근 베트남 현지 수출 확대를 위해 대한양계협회와 베트남 현지 바이어, 정부가 참여하는 3자 MOU를 정부 관계자에게 요청했지만 상업적 요소가 다분해 정부의 참여가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은 것.

오 회장은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는 ‘수출’에 집중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산란성계육 수출에 있어서는 폐쇄적인 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산란성계육 과잉 공급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계란수급에도 문제가 생겨 산란계 산업의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대한양계협회는 국내산 산란성계육의 베트남 수출 활성화 방안을 모색키 위해 지난 5월 말 베트남 시장 시찰을 떠났다. 그 결과 수출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시장 조사단의 출장 결과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 소비자들은 한국산 닭고기를 선호하는 편, 이에 따라 현지 식자재 공급업체에서도 한국산 닭고기를 사용하고 싶어 하지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베트남에는 4000여 개의 한국기업들이 진출해 있고, 특히 이중 롯데마트, E마트, CJ프레시웨이, 삼성, 현대 그린푸드가 베트남 현지 군부대 및 대형업체에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오 회장은 “한국산 닭은 높은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통관 조건이 까다로워 베트남 현지 수입업자들이 통관이 상대적으로 쉬운 나라의 닭고기에 눈을 돌리는 실정”이라면서 “우리 정부가 나서 베트남 당국과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면 한국산 닭고기가 대량으로 베트남에 유통될 수 있는 통로 및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브라질은 자국의 닭고기 수출에 있어 상당한 국가적 지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우리 양계산업을 살려야 된다는 절실함은 있지만 구체적 계획이나 지원에는 소홀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현지 통관사들에 따르면 베트남 국민들은 한국방송 4~5개의 채널을 시청한다. 한국문화에 익숙해져 있고 한국 음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또한 육질이 쫄깃쫄깃한 닭고기를 좋아해서 한국 닭고기를 많이 선호한다.

오 회장은 “이 같은 이점을 잘만 활용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 차원에서 베트남과 협조가 이뤄진다면 현지 한국산 닭고기의 베트남 수출은 극대화되고 제2의 내수시장화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오 회장은 일부 지자체가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수출용 산란성계육 도축검사 수수료 부과(2018년부터 마리당 5~7원 부과)’ 방침이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수출용 산란성계육에 도축검사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것은 낮은 수익 구조의 도계장에 원가 부담을 가져와 수출 부진과 가격 경쟁력 약화 등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특히 도계장의 이익 감소에 따른 손실비용이 농가에 전가돼 산란계농가의 경영부실을 불러올 수 있다”고 꼬집어 말했다.

<축산경제 9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