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수입축산물 공세와 대응방안은 ①닭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육계 시장은 올해도 도계마릿수 증가와 함께 수입 닭고기 물량 공세로 육계 산지가격 하락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초 수입 재개키로 했던 미국산 닭고기의 경우 최근 미국 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발생으로 다시 수입금지 조치되긴 했지만 지난해에도 브라질산 닭고기가 미국산을 대체한 바 있어 업계는 섣부른 판단을 자제하고 있다.

# 지난해 브라질산 닭고기, 미국산 대체

미국산 닭고기는 우리나라 닭고기 수입량의 50% 이상, 국내 닭고기 총 공급량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14년 12월 주요 닭고기 수출국인 미국 내 고병원성 인플루엔자(HPAI) 발생으로 미국산 닭고기 수입이 전면 금지되면서 그 공백을 국내산 닭고기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과 함께 공급과잉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예측과 달리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량이 크게 증가했고 계열업체들의 닭고기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공급과잉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미국산 닭고기 수입량은 4723톤으로 전년대비 93% 감소했다. 그 자리는 고스란히 브라질산 닭고기로 대체됐다. 브라질산 닭고기는 전년 동기대비 64.8% 증가한 8만6309톤이 수입됐다. 전체 수입량의 90% 이상을 점하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닭고기 수입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6% 줄어든 11만7000톤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닭고기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입 닭고기 소비 감소 등으로 수입 물량의 재고가 늘어난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주요 수입국가별 닭고기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브라질이 66%, 미국 10%, 태국 13%, 덴마크 6%, 중국 3% 등이었다. 브라질산 닭고기의 시장점유율은 전년보다 29%포인트 증가한 반면 미국산은 36%포인트 감소했다.


# 미국산 수입금지·태국산 재개…업계 “지켜봐야”

농경연은 올해 농업전망을 통해 미국산과 태국산 닭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수입 예상량을 지난해보다 16.9% 증가한 13만7000톤으로 추정했다.

다만 지난달 16일자로 미국산 가금 및 가금육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19일 수입금지 조치 해제 이후 수입된 열처리 가금육 4484톤과 병아리 6만7000마리에 대해서는 검역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브라질 등 다른 국가의 수입량이 미국산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태국산 냉동닭고기의 경우 지난해 말 수입재개 조건이 고시됨에 따라 수출작업장에 대한 위생검사 및 현지 확인을 거쳐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조만간 현지 4~5개 작업장으로부터 수입이 재개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태국산의 경우 해상운송 기간이 일주일 전후로 짧은 데다 국내 시세 변동에 따라 수입물량을 신속하게 조절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이나 브라질산에 비해 품질이 양호한 물량을 확보하기 용이하다는 전망에 따라 업계의 우려도 큰 상황이다.

올 상반기 도계마릿수 증가로 육계 산지가격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닭고기 수입량이 증가할 경우 산지가격 하락폭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 국내산 닭고기 위생·품질 차별화 꾀해야

올해도 수입 닭고기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 속에서 전문가들은 국내 닭고기의 품질 향상에 힘써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품질 향상을 통해 수입 닭고기 대비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 국내 닭고기 산업의 생존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진 농경연 연구원도 “국내산 닭고기의 위생과 품질 개선을 통해 수입 냉동 닭고기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특히 AI 재발 방지 노력을 통해 소비자들이 국내산 닭고기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수축산신문 2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