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농가 기업화해야 경쟁력 생겨"
칠레 최대 농축산회사 아그로수퍼 리오 CEO
기사입력 2010.12.21 17:12:4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아그로수퍼는 지난해 매출액 1조8000억원을 기록한 칠레 최대 농축산회사다. 지난 2002년 한국시장에 처음 진출했는데 2004년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이후 한국 돼지고기 시장을 급속도로 장악해 왔다.

아그로수퍼커머셜의 최고경영자(CEO)인 기예르모 리오를 최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 8월 한국시장에 선보인 닭고기의 시장 반응이 매우 좋다"면서 "뼈 없는 닭갈비를 즐기실 때 아그로수퍼 닭고기의 진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오 CEO는 "한국 수입 돼지고기 시장에서 칠레는 미국에 이어 2위이며 칠레에서 한국으로 수출되는 돼지고기의 90%가 아그로수퍼 생산품이다. 돼지고기 시장에서의 성공을 닭고기로 이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한국시장에는 한화, 태진, 대한제당 3개 업체를 통해 수출해 왔지만 조만간 소매시장 유통량도 늘려 나갈 예정"이라며 "이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에서 아그로수퍼의 제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그로수퍼는 한국 외에도 세계 65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리오 CEO는 "한ㆍ칠레 FTA 체결을 통해 한국시장에서 혜택을 봤지만 이제 한ㆍ미 FTA, 한ㆍEU FTA라는 새로운 경쟁 환경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그로수퍼는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해 엄격한 품질관리를 한다는 것이 최대의 경쟁력"이라면서 "동물 사료 재배 단계에서부터 도축, 저장, 유통 등 모든 단계에서 최고의 품질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수직계열화된 시스템은 생산이력제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불량 제품이 발생했을 때 수직계열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어느 생산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알아볼 수 있다. 리오 CEO는 "도축된 돼지고기 중 기준 미달 비율은 0.02%에 불과할 정도로 엄격하게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의 모든 농업 관련 무역장벽이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오 CEO는 "칠레도 1980년대 농업의 위기를 겪었지만 영세 농가에 대해 보조금을 주는 방식으로 해결하지 않았다"면서 "영세 농가를 통폐합하고 기업화해 효율성을 추구한 결과 지금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농업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그로수퍼는 친환경 경영에도 힘쓰고 있다.

리오 CEO는 "지금까지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만 200억원이 넘는다"면서 "농축산물 회사도 발상의 전환에 따라 얼마든지 수익모델을 다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박승철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