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과학원·계육협회 ‘닭고기 수출 규격화’ 심포지엄

2010년9월23일자 (제2275호) 
 
 
라승용 축산과학원장과 업계 관계자들이 대형육계 사육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원장 라승용)과 ㈔한국계육협회(회장 서성배)가 지난 15일 김제시청에서 계육산업 전문가 및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닭고기 수출규격화 방안 모색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소비자 기호도를 감안한 부분육 생산 확대와 생산비 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 방안, 도체이상 저감기술 등을 논의했다.

“35일령 기준 7~10일 더 키워 대형육계로”
암수 분리, 2단 출하…2.7kg 수출용·1.5kg 내수용 동시 생산 가능


▲국내 육계산업의 문제는=국내 닭고기 생산량은 그동안 꾸준히 성장해 2009년 생산액 기준 2조229억원으로 쌀, 돼지, 한우에 이어 4번째 위치이다. 또한 국민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이 2008년 9.0㎏에서 2009년 9.6㎏으로 증가했으며, 소비자들의 백색육 선호추세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국내 육계산업의 생산성 향상이나 수출활성화를 통한 시장안정화 및 부가가치 제고 측면에서 대형육계생산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르면 육계출하체중이 일본은 2.7㎏, 중국 2.5~2.7㎏, 미국은 2.38㎏정도인 반면 국내는 1.5㎏의 소형육계 위주이다. 그런데 소형육계는 가공제품 또는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는 부분육 생산이 곤란하고 풍미도 떨어진다는 게 문제점으로 꼽혔다. 또한 국내 상황이 이런 탓에 최근 다이어트 열풍을 타고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닭고기 가슴살의 경우 수입량이 2008년 대비 2009년에는 74배나 증가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우리나라 주변에는 세계에서 닭고기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러시아, 일본, 중국, 홍콩 등이 있으나 삼계탕 이외에는 수출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영비 절감 측면에서도 일반육계보다 10일 정도 더 사육하는 대형육계를 생산할 경우 가슴살은 3배 정도 커지고, ㎏당 생산비가 1168원에서 827원으로 29% 정도 감소한다.

이런 가운데 육계 계열업체에 따르면 닭고기 이상도체의 경우 사육단계에서부터 출하, 도계단계 등 전 단계에 걸쳐 10~20% 정도가 발생해 연간 300억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따라서 이상도체를 줄이는 것도 육계산업의 경쟁력 향상 측면에서 해결해야할 사안이다.

▲수출규격화 방안은=심포지엄에서는 국립축산과학원이 지난 1993년부터 2002년까지 10년간 연구를 수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대형육계 생산기술과 생산, 수송, 도계단계에서 도체이상을 줄이는 기술 등이 제시됐다.

이 자리에서 서옥석 국립축산과학원 가금과장은 “몇 가지만 바꾸면 35일령 기준 1.5㎏에 출하하는 것을 7~10일 더 키워 2.7㎏ 정도의 대형육계를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대형육계사육을 위해서는 간이계사가 아닌 완전개방계사나 환경조절이 자유로운 무창계사 정도는 돼야 하며, 사육밀도는 출하체중을 기준으로 ㎡당 30㎏를 초과해서는 안된다. 또한 강제환기계사의 경우에는 최저환기량과 최고환기량 범위에서 가변환기가 되도록 휀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기존사육기술에서는 암수 구분 없이 입추를 하지만 대형육계사육을 위해서는 병아리 때 암수를 감별, 분리해 빈 계사에 넣는 것이 기술이다. 이후 암컷은 33~35일령, 1.5㎏ 내외에서 출하하고 수컷은 일주일 정도 더 키워서 2.5~2.7㎏에 출하하는데, 암수분리 2단출하를 통해 출하체중이 39%증가하고, 균일도가 향상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렇게 할 경우 1.5㎏전후의 내수용과 2.7㎏내외의 수출용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와 함께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대형육계사육을 위한 점등시스템도 소개됐다.

심포지엄에서는 도체이상저감기술도 소개됐다. 이에 따르면 육계사육과정에는 창상, 수종, 딱지 등의 도체이상이 발생하고 이중 닭의 발톱에 의해 닭의 표피가 긁혀 상처가 난 자국인 창상이 주로 나타난다. 또 개방계사의 경우 차광막을 설치하고, 낮에는 소등하고 밤에는 점등하는 등 조도를 조정하고 사육후기에 우지 등 고에너지 사료급여를 지양하는 것 등이 창상을 제어하는 방법으로 소개됐다. 수송, 도계단계에서는 장거리수송 시 스트레스로 인한 도체이상 및 폐사, 도계과정에 전기실신으로 인한 홍반 발생, 탈모 시 깃털 잔류로 인한 상품성 저하 등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또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송차량의 어리를 120칸에서 108칸으로 줄이고, 높이는 20㎝에서 22~23㎝로 높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전기실신 전압을 높이고, 적정탕침 온도설정으로 잔모 및 깃털제거와 변색을 방지하는 기술이 소개됐다.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