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협회·계육협회 갈등 ‘점입가경’

계열주체-농가 간 MOU, 양계협회 반대로 무산

 

축산경제신문  김재민 기자, jmkim@chukkyung.co.kr

등록일: 2010-07-23 오전 10:09:42

대한양계협회와 한국계육협회의 갈등의 수위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육계산업을 둘러싼 양 진영의 갈등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 갈등은 그간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계열화사업을 두고 농가는 피폐해지고 계열주체만 배불리는 구도로 바뀌었다는 양계협회의 주장과 산업의 발전에 계열주체의 역할이 컸다는 계육협회의 반박 속에 이제는 누가 생산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인가로 갈등이 번져나가고 있다.
계육협회는 올 상반기 농가회원을 가입시켜 육계산업과 육계계열화사업관련 농정활동 및 회원권익보호 활동을 계육협회가 펼쳐나가겠다는 입장을 올 2월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공식화하고 회원을 모집한 결과 1072명이라는 농가회원을 가입시켰다.
하림, 올품, 마니커, 동우 등과 계약을 맺고 육계계열화사업에 참여중인 계약사육농가를 중심으로 회원을 모집한 결과 전체 육계농가의 72%를 가입 시킨 계육협회는 지난 21일 장태평 장관을 비롯한 정부관계자와 축산단체장 등을 초청한 가운데 계열화사업자와 계약사육농간 MOU체결을 통해 상생 발전해 나가겠다는 선언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14일 대한양계협회가 주최한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계육협회의 이번 MOU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행사 당일 육계농가들이 항의 집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면서 이번 행사가 유보되고 말았다.
대한양계협회는 이번 MOU에 참가하는 농가들의 대표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육계농가 1000여명이 여론을 수렴해 작성한 계열화주체에 대한 요구사항에 대해 계열주체들이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이번 협약 내용에도 포함하지 않는 가운데 진행되는 이번 MOU는 그간의 잘못을 덥으려는 면피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계육협회는 지난 19일 ‘산업발전 저해하는 이성 잃은 발목잡기 그만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협회 내부 행사를 방해한 양계협회의 이번 조치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계육협회는 성명에서 “그동안 대한양계협회는 일부 농가들을 앞세워 무조건적인 발목잡기로 일관, 산업의 정상적인 발전을 저해하여 왔다”며 “그 동안 계육협회와 계열주체는 수년간에 걸쳐 같이 살아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 왔지만 터무니없는 억지 요구를 수용할 수 없었고 육계계열화사업의 유지발전을 위해 계열화사업자와 농가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여건을 자체적으로 조성하고자 농가회원 확대 모집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무산된 업무협조약정에 대해 “이번 MOU는 계열화사업자와 계약사육농가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추진됐다”며 “이러한 상황을 무시한 채 남의 조직의 행사를 방해하고 나선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계육협회의 성명에는 양계협회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육계계열화사업 제도개선 TF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계육협회는 “육계계열화사업 제도개선 T/F는 육계계열화사업이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며 “양계협회의 정치적 의도를 달성시켜주기 위해 구성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계육협회는 육계 및 계열화사업과 관련해 “앞으로 산업 당면 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양계협회를 배제하고 회원농가와 함께 대책강구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계육협회에 소속된 계열주체 그리고 회원농가와의 화합과 협의를 통해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불만사항을 수용해 서로가 감수할 수 있는 수준까지 합의점을 도출해 내는데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