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계 생산성 하락 해결책은 없나(상)


종계의 생산성 저하현상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악화되기 시작한 종계 생산성이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32주를 기준으로 2006년 4월 73.3%를 보이던 종계 산란율은 2007년 11월 58.7% 2008년 11월 59.1%, 2009년 11월에는 57%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종계 산란율 약 2% 저하는 적은 숫자라고 생각할 수 있도 있다. 그러나 75%대를 보이던 수정률이 70%를 밑돌고 부화율 또한 떨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당장 올해 상반기 병아리 공급량이 10%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게 양계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종란을 납품하는 종계장에서는 종란 생산 숫자가 떨어져 수지가 악화되고 있고 육계 계열업체는 병아리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종계농가와  계열업체 관계자들은 당분간 종계 생산성 회복이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

  종계장의 실태를 통해 주요 문제점과 대안을 2회에 걸쳐 짚어봤다. 
  
  # “경제주령 넘겨도 도태 못해”
  지난 13일 찾은 경기도에 위치한 A 농장.
  국내 종계장 중 비교적 규모화된 시설과 우수한 사양관리로 정평이 난 곳이지만 이 농장도 최근 생산성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A농장 관계자는 “육계 계열업체에서 주문한 병아리 물량을 반 정도 밖에 맞춰주지 못하고 있다”며 “일일이 업체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고 있지만 최근 입식한 종계의 산란율이 너무 떨어져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보통 종계의 경제주령을 64주로 보고 있지만 최근에는 60주도 안되고 있는 것. 
  그는 “요즘은 종계 산란 피크기도 없고 신계의 산란율도 떨어지다 보니 예전 같으면 벌써 도태해야 할 경제주령을 한참 넘긴 노계도 병아리를 조금이라도 더 공급하기 위해 그냥 두고 있다”고 말했다.
  평균 종계 1마리당 150개의 종란을 생산한다. 하지만 2009년 11월 평균 산란율 57%가 말해주듯 생산성이 안 좋아지면서 종란 생산140개를 밑도는 종계도 적지 않다.
  A농장 관계자는 “산란율 자체가 줄어 든 것은 물론 그나마도 40%이상이 무정란인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A 농장의 최근 부화율은 78%. 평균 부화율 85%에 못 미친 건 이미 오래고 계속 하락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는 “아무래도 종계가 경제주령을 넘기다 보니 부화율이 떨어지는 것이겠지만 사정이 정말 좋다는 종계농장도 가끔씩 82, 83%의 부화율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농장 사정은 그래도 괜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 병아리 가격 상승, 수급 불균형 이어져 
  종계 생산성이 하락하면서 각 계열업체들은 병아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종계농가에서 원하는 물량을 제 때 공급하지 못하면서 육용 실용계 종란을 수입하는 등의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
  국내 대표적인 육계 계열업체인 하림은 최근 종계의 생산성 저하로 발생한 수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 300만개의 육용실용계 종란을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하림은 미국에서 2009년 12월에 57만6000개, 2010년 1월에 28만8000개의 종란을 수입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계열업체 역시 해결책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계열업체 관계자는 “종계 공급량이 전년보다 20%가량 줄어든 것 같다”며 “공급은 공급대로 차질을 빚고 이에 반해 병아리 가격은 높아 계열업체의 상황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병아리 가격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양계협회에 따르면 실용계 병아리 가격은 2009년 10월 720원, 11월 820원, 12월도 820원 기록했다.
  이는 생산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했던 2007년(264원)과 2008년(386원)도 가격을 제외하고서라도 2005년 486원, 2006년 525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지난 13일 열린 1월 종계부화분과위원회의도 종계 생산성 하락이 최대의 화두였다.
  한 종계부화분과위원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시장 상황에 맡겨만 두기에는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종계부화분과위원들은 하림이 수급 조절을 위해 육용 실용계 종란을 수입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질병 발생 등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최성갑 종계부화분과위원장은 “아무리 수급조절차원이라고 해도 수입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국내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먼저 생산성 하락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농수축산신문  최윤진 기자(yjchoi@af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