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파는 닭껍질튀김… ‘비주류 축산물’ 다시 보자


프랜차이즈 일부 매장 ‘원료 전량소진’…SNS서 요리법 공유도 

축산업계, 열풍 주목…한우 사골 등에 벤치마킹 필요성 나와 

가정간편식·대중적인 메뉴 개발하고 온라인 마케팅 힘써야


“닭껍질튀김 있어요?”


19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케이에프시(KFC) 매장. 햄버거와 치킨이 주메뉴인 이곳에서 한 손님이 닭껍질튀김을 찾자 매장직원이 계산대 위의 알림판을 가리켰다. ‘금일 준비한 닭껍질튀김이 전량 소진되었습니다.’ 매장직원은 “제품을 사려면 오전에는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튿날 오전 10시에 다시 찾은 매장. 계산대는 닭껍질튀김을 사는 사람들로 붐볐다. 닭껍질튀김만 네댓개씩 포장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햄버거세트와 함께 구입하기도 했다. 약 한시간 동안 판매된 닭껍질튀김은 30여개에 달했다.

케이에프시가 지난달 19일 출시한 닭껍질튀김이 바삭한 식감과 짭짤한 맛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닭껍질튀김은 처음엔 6개 지점에서만 한정판매했으나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최근 40개 지점으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케이에프시코리아 마케팅 담당자는 “정확한 판매량을 알려줄 순 없지만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이 판매되고 있다”면서 “국내산 닭의 가장 부드러운 가슴부위 껍질만 사용하다보니 원료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공급처에 사정사정해서 물량을 가져오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닭껍질튀김 열풍에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는 물론 편의점과 대형마트도 같은 메뉴를 내놓고 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누리꾼들은 닭껍질튀김 구입에 실패한 이들을 위해 비슷한 맛을 내는 요리법을 활발하게 공유하고 있다.

한낱 축산 부산물에 지나지 않았던 닭껍질이 이같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SNS 마케팅’과 ‘맛’을 주요 요인으로 뽑는다. 케이에프시코리아 마케팅 담당자는 “SNS에서 주목을 받아 국내 판매를 시작한 메뉴여서 아무래도 온라인상 입소문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원래 닭껍질튀김은 인도네시아에서만 판매됐으나 국내 누리꾼들의 요청이 잇따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전격 출시됐다. 국내 출시 전부터 나타난 SNS상의 관심이 현실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그동안 닭껍질에서 느끼지 못했던 맛 역시 인기에 한몫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식품유통분야 전문가인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대중화하지 못했던 닭껍질이 신메뉴로 나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면서 “만약 맛이 없었다면 SNS에서의 인기도 하락해 입소문은 금방 사라졌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축산업계도 예상치 못한 닭껍질튀김 열풍이 반가운 눈치다. 이를 벤치마킹해 한우 우족·사골 등 부산물과 돼지 앞다리·뒷다리 등 비인기 부위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국장은 “축산물 가운데서도 비주류였던 부위가 인기를 얻는 현상은 굉장히 고무적”이라면서 “현재 한우업계도 사골 판매량이 줄어 고민인데, 닭껍질튀김처럼 인기 축산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새로운 메뉴나 가정간편식(HMR) 개발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교수는 “다른 축종의 부산물이나 비인기 부위도 대중적인 메뉴로 개발한다면 상품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면서 “여기에 SNS 마케팅을 활용하면 축산물의 부가가치는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조언했다.


<농민신문 7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