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신임 식약청장에 거는 기대
- 기자, 2008-03-13 오후 2:42:33
▲ 본지 황창연 발행인
새 정부의 총리, 내각의 각료, 그리고 차관, 청장의 인선이 마무리되어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실용정부의 일할 진용이 모두 갖추어진 셈이다. 학연, 지연 등의 다소 편파적 인사라는 많은 국민적 비판이 있었지만 그래도 전문성을 구비한 인사들을 각 분야에 포진시켜 나라 일을 이끌어 나가는 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국민의 식품 의약품의 지킴이 수장으로서의 윤여표 신임식약청장의 취임을 축하드린다.
식약청은 정부 외청 중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국민들에게는 식품과 의약품 등의 안전을 지켜주는 소중한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식품안전업무의 경우 여러 부처와 기능이 중복되어 있고 법률 제.개정 권한도 없는 외청으로서의 한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식품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고 있고 언론이나 소비자,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많은 일을 하고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신임청장은 복지부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기용된 케이스인 만큼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그간 침체한 식약청의 내부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어 직원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이고 분위기를 일신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직원 상호간 반목질시와 투서 등의 고질적인 악습을 뿌리 뽑고 상하 간, 동료 간에 서로 사랑하고 신뢰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식약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소신 있게 식약청을 개혁해 주기 바란다.
식약청의 기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겠다. 하나는 식품 의약품 등의 안전관련 규정을 마련하여 그에 맞는 시설이나 제품을 허가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제조업소나 유통 중인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감시 감독하는 기능일 것이다. 이 두 가지 기능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데 전자는 주로 본청에서 전담하고 있고 후자는 주로 지방청에서 수행하고 있다.
전자는 식약청의 고유기능으로 식약청에서만 수행하지만 후자는 지방청이 지자체, 검찰, 경찰, 소비자단체, 언론 등과 경쟁자적인 관계에서 여러 기관과 협조하는 가운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방청이 먼저 위해식품을 발굴하여 문제를 개선하면 식품사고로 이어지지 않으나 다른 기관에서 위해식품의 문제를 제기하면 식품사고로 확대된다.
식품사고가 확대되는 경우는 본청에서 관련 위해물질에 대한 안전규정이 없고 다른 나라 규정을 들먹거리며 그 정도 위해물질의 검출수준은 안전하다고 식약청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일 때 사고는 더욱 확산일로로 치닫게 된다.
식약청은 업무가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부서 상호간에 긴밀한 협조를 유지하는 네트웍을 가져야 하고 지방청을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위해식품에 대한 해외정보와 지방청의 모니터링 결과를 늘 확인하면서 위해물질의 안전기준을 마련하는 등 관련 규정을 사전에 준비할 때 식품사고는 미연에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청장이 국회에만 신경을 쓰다보면 지방청의 업무는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자주 현장을 방문하여 직원들의 고충과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
식약청이 불량식품을 적발하여 언론에 발표하는 것보다는 불량식품을 생산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여건을 개선하여 국민을 안심시키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수입식품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덜 수 있도록 수입국 현장에 식약청 공무원을 정기적으로 출장시켜 식품의 원료, 제품, 시설 등을 확인.지도하는 등 부적합한 식품의 유입을 사전 차단하는 예방활동업무에도 비중을 두어 수입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식품행정은 보건위생행정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식약청은 국민에게 안전한 식품의 공급뿐만 아니라 식품의 영양 및 국민들의 식습관에 관한 업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나 국민 의료비 절감을 위한 질병예방사업의 일환으로서 식품행정은 매우 중요하나 정부가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신임 윤여표청장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국민들이 식품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식품의 현장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식품안전행정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식약청의 업무와 직원들의 사고방식을 과감하게 혁신하여 주기 바란다. 그래서 국민의 식약청으로 거듭 태어나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관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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