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AI 연례행사처럼 돼선 안돼"
정읍 AI 피해지역 시찰
장은영 기자, 2008-04-08 오후 5:01:35
이명박 대통령이 8일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전북 정읍시를 직접 찾았다.
이날 방문은 최근 이 대통령의 현장 일정에 대해 야권이 `총선개입'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기 보다는 `민생챙기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정읍 방문에서 최근 수년간 AI가 한해도 거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언급, "AI가 연례행사처럼 돼서는 안된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한 근본대책 마련을 당국에 거듭 주문했다.
이날 오전 KTX 편으로 정읍으로 향한 이 대통령은 먼저 시청 상황실을 찾아 김완주 전북지사를 비롯해 강 광 정읍시장, 이건식 김제시장 등으로부터 피해현황 브리핑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월이 지나면 보통 AI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여기는데 올해는 추위가 길어지지도 않았는데 발생했다"면서 "정부가 11월부터 2월까지를 방역 대책기간으로 정했는데 올해의 경우를 보면 기간을 연장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4월에 발생한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배석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에게 "원인 조사만큼은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조류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었는지, 외부유입인지 원인을 확실히 알아야 방역대책이 나온다"며 "지금 막연하게 짐작하고 있는 것으로는 안된다. AI가 연례행사처럼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시간 지나면 잊고, 또 내년 되면 막는다고 나서고 이러면 안된다"면서 "지난번 겨울에 와 봤는데 똑같은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럴 것 같아서 쫓아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주자였던 지난 2006년 12월 AI가 발생한 전북 익산의 한 양계농가를 방문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번 겨울 발생했을 때도 상하수도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는데 그 이후 상황이 어떠냐"고 물은 뒤 `축산단지 180여 세대가 있는데 상하수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김제시장의 보고에 "국가가 사람 사는데 그렇게 오염된 물을 먹으라고 할 수 있나. 우선 전북도에서 예산 편성하는 게 좋겠다"고 지시했다.
브리핑이 끝난 뒤 이 대통령은 정읍시 영원면 후지리 방역현장 초소를 찾아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고병원성 AI 발생지역의 반경 3㎞ 이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방역장비를 갖추고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더이상 진입하지 못한 이 대통령은 "사람 감염사고가 없어 다행이다. 지금이라도 철저히 방역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정읍 AI 피해지역 시찰에는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 이동관 대변인, 김인종 경호처장과 정 농림수산식품부장관, 강문일 수의과학검역원장 등이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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