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분변서 AI 항원 잇단 검출…차단방역 철저히

저병원성 확인 창녕 이어 군산·파주·청주서도 확인

예년보다 1주일가량 빨라 러시아서도 AI 발생 많아

방역당국, 10㎞ 내 이동통제 위험농장은 전화예찰 병행 농가엔 방역수칙 준수 당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차단방역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년보다 빨리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항원이 잇따라 검출되고 있어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철새 도래경보가 발령된 지 4일째인 6일 경남 창녕군 영산면 장척저수지 근처 농경지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저병원성 AI가 확인됐다. 이후 8일 전북 군산 만경강 하구에 이어 11일 경기 파주 한강 하구, 15일 충북 청주 미호천서 채취한 분변에서도 H5형 AI 항원이 잇따라 검출됐다. 이 항원들의 고병원성 여부는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한 방역 전문가는 “올해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항원이 검출된 시점은 예년보다 1주일가량 앞당겨진 것”이라며 “그만큼 고병원성 발생시기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겨울 철새의 주요 번식지인 러시아에서 올해 AI가 예년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어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2014년 3건, 2015년 6건, 2016년 8건, 2017년 35건, 2018년 81건 등 AI 발생건수가 매년 급격히 느는 추세다. 게다가 가금농장 상당수가 철새 이동경로상에 있고 시설도 열악해 AI를 차단하는 데 근본적으로 취약한 실정이다.

방역당국은 이에 따라 1일부터 2019년 2월까지 5개월간을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하고 AI 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AI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AI 항원 검출지점으로부터 반경 10㎞ 이내 가금농가의 이동을 통제하며 소독작업을 펼치고 있다. 또 위험요인이 많은 산란계·오리 농장은 2주 1회 이상 전화예찰도 병행 중이다.

특히 AI가 발생하면 발생농장으로부터 반경 3㎞까지 바로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해 AI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또 전국 가금농장에 대해 가금류 이동 전에 검사를 하고 이상이 없을 때만 이동승인서를 발급하는 등 초동대응을 강력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의 강력한 방역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에선 가금류 사육농가도 차단방역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이 아무리 좋은 대책을 세워도 농가가 따르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인 탓이다. 실제로 일부 농가가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AI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방역 전문가들은 “농가가 적극 참여할 때 더 완벽한 방어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며 “AI가 발생하면 1차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의 몫인 만큼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로 철저한 차단방역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농민신문 10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