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병아리’ 시장 흔든다…원가 400원에 한참 못 미쳐
생산과잉 탓 하락세 지속

병아리 한 마리에 100원. 원가 4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100원짜리 병아리가 육계시장에 다시 나왔다.

병아리가 100원이면 최종산물인 육계를 kg당 1400원(15일 산지육계시세 대닭 기준)에 판매하면 이익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100원짜리 병아리로 인해 육계시세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어 문제가 된다.

100원짜리 병아리는 육용종계의 숫자가 많기 때문에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014년 1월 육용종계 입식 수는 27만5000수다. 하지만 2015년 1월 육용종계 입식 수는 42만8000수로 전년대비 55.7%나 늘어났다. 2014년 1월 국내 AI 발생으로 입식수가 줄긴 했지만, 1년 내 55.7% 증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

올 1월에 종계 입식 수가 증가한 이유는 미국 AI 발생으로 원종계 수입이 막히자, 올해 육계가 부족할 것이라고 판단한 육계업계가 기대심리로 종계 입식을 늘렸다. 종계가 많아지니 병아리 생산도 늘어나는 게 당연한 결과다.

병아리의 경우 병아리 부화장과 계열업체 간 계약으로 거래가 이뤄지는데, 계약량 이상의 병아리가 생산되다보니 과잉분의 병아리가 육계시장에 나오며 가격이 100원까지 하락하게 된 것이다.

100원짜리 병아리의 문제는 현재 하락세를 거듭하는 육계가격의 정상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다. 병아리가 많으면 육계실용계가 늘어나고, 도계량이 증가해 육계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100원짜리 병아리 발생과 영향이 육계업계 모두의 잘못이라며 업계의 반성을 주장했다.

그는 “병아리 부화장이 계약물량 외에 생산된 건 도태를 시켜야 하는데 시장으로 내보낸 게 잘못이고, 계열업체도 지난여름 점유율 싸움 때 100원짜리 병아리를 사들여 도계량을 늘린 것도 잘못이다”며 “농가나 계열업체 모두가 노력한 만큼 정상적인 가격을 받아야 하는데 서로의 욕심 때문에 육계 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해결방안으로 업계에선 종계감축을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계열업체에서 병아리 259만수를 도태하고 있지만, 언 발에 오줌 누는 꼴이다”며 “종계 감축이 이뤄져야만 육계가격이 정상화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농어민신문 10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