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업계에 따르면 올해 육계 원종계 수입물량은 23만1000마리로 계획돼 있다. 원종계 수입물량이 16만2000마리로 제한됐던 시기와 비교하면 6만9000마리가 증가한 것이다.
이렇게 늘어난 수입물량으로 종계는 물론 실용계 마릿수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수입산 닭고기의 파상공세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급안정을 위한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 원종계 수입량, 지난해 도계물량 보다 5억마리 많아
육계업계에 따르면 올해 원종계는 영국, 프랑스 등지로부터 23만1000마리가 수입될 계획이다. 하림과 동우는 이미 11만마리 이상의 물량에 대한 수입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조도 여기에 가세할 예정이다. 삼화원종, 한국원종의 물량까지 감안하면 원종계 쿼터를 실시하던 당시와 비교해 6만9000마리가 증가한 23만1000마리가 된다는 것이다.
이는 종계로 900만~1100만마리, 실용계로는 13억마리가 넘는 물량으로 사육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 된다. 지난해 육계, 산란성계, 삼계 등을 합한 도계물량이 7억9000만마리였던 점과 비추어도 공급이 5억마리 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 적정 수입물량 12만8000마리 대비 두배 가까운 수준
미국의 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올 상반기 원종계 수입이 어려웠던 만큼 내년 초까지는 종계와 실용계 병아리가 부족할 수 있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올해 수입된 물량이 병아리로 입식이 시작돼 엄청난 초과공급과 이에 따른 부작용이 예상되고 있다.
연진희 대한양계협회 종계부화분과위원장은 “우리나라 시장상황을 고려한 원종계 적정 수입규모는 12만7000~12만8000마리로 23만1000마리가 수입되면 시장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며 “병아리 가격이 폭락해 종계가 실용계로 출하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수입산 닭고기 증가 우려도…자율 수급노력 필요해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선 국내 육계시장에 공급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산 닭고기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브라질은 우리나라에 육계를 수출하기 위해 시설을 확대했으며, 미국도 조기에 AI를 종식시켜 수출을 재개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또한 대형닭 중심의 미국, 브라질과 달리 대형닭부터 우리나라에서 선호하는 소형닭까지 원하는 규격을 전부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태국으로부터의 수입도 내년쯤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형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육계담당 연구원은 “국내 시장이 공급과잉에 따른 어려움을 겪는 동안 브라질뿐 아니라 미국, 태국 등으로부터의 수입도 우려되고 있다”며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이 우려되는 만큼 수급조절을 위한 자율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 환우 근절, 병아리 품질 향상 등 긍정적 기대도
한편 원종계 수입이 크게 늘어난데 따른 긍정적인 기대도 있다. 원종계 수입이 크게 늘면서 종계 사육마릿수가 많아질 경우 병아리 품질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환우가 근절되고, 우량 병아리를 선발적으로 입추할 수 있게 돼 결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정병학 한국육계협회장은 “원종계 수입물량에 대해서는 계획일 뿐 실제로 수입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며 “다만 원종계 수입물량이 크게 늘면 환우는 생각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고, 병아리를 선별해 사육하게 돼 품질에 대한 불만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농수축산신문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