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체리부로 인수 소문 솔솔…육계 계열화 속도 내나
경제지 보도 이후 대한양계협회 “환영”…중앙회는 “검토 중, 확정된 것 없다” 밝혀
농협중앙회가 닭 계열업체 중 하나인 체리부로를 인수하는 중이라는 한 경제지 보도 이후 대한양계협회가 이를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내는 등 관련업계가 인수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검토는 했었지만 확정된 것이 없다’면서 ‘출처가 어딘지 모르겠다’는 입장이지만, 농협목우촌이 육계계열화사업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제기된 것이 이미 오래됐고, 농가 입장에서는 농협조직에서 육계계열화 사업을 본격화 하게 되면 새로운 협동조합형 계열화사업 모델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큰 만큼 향후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일경제는 지난 9일자 신문에서 식품과 투자은행(IB) 업계를 인용해 농협중앙회 축산경제가 충북 진천에 본사를 둔 닭 가공업체 체리부로를 인수하기 위해 막판 가격 조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인수금액도 부채(약 1700억원)를 포함해 총 2200억~2300억원 선에서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면서 구체성까지 띄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고위 관계자는 “이전에 체리부로 인수를 위해 접촉을 한 것은 맞지만 부채에 비해 인수금액이 너무 높아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최종 조율설을 부정하면서도 “하지만 농협목우촌이 육계계열화사업을 해야 하는 것은 맞고, 신규로 종계장과 부화장, 도계장을 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육계계열화사업을 농협중앙회가 해야 한다’는 당위성만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계열농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존 민간 계열업체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에 계열화사업을 본격화 하면 사육계약서에서부터 농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모델이 정립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농협목우촌은 닭고기 프린차이즈인 ‘또래오래’를 운영하면서 계약사육을 통해 계열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확대하기 위해 종계장과 도계장의 추가 건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포화상태인 국내 육계시장에서 관련 시설을 신규로 건립할 경우 국내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상태다. 따라서 기존 시설을 매입하는 것이 부담이 적다는 것.
매경의 보도 이후 대한양계협회가 성명서를 내서 환영의 의사를 밝힌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한양계협회는 성명서에서 “농협의 체리부로 인수추진 관련 기사는 우리 농가들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고 육계산업 발전에 새로운 서광이 비치는 반가운 일”이라며 “체리부로는 원종, 종계, 부화, 특화된 육계사료 등에서 최고의 시설과 관리능력을 갖추고 있고, 모범적인 농가협의회 운영 등으로 농협 설립정신과 상통하는 등 농협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라고 밝혔다.
협회는 이어 “농협의 육계계열화사업 확대는 산업의 시대적 요구이며 농가가 계열사의 횡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출발”이라며 “농협 축산경제는 책임지고 체리부로 인수를 완수해 육계농가의 20년 바람을 풀어주고 협동조합형 육계계열화사업을 추진해 육계산업이 올바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체리부로로 확정된 것은 아닌 상황이다. 하지만 목우촌의 육계사업 활성화는 경제사업 이관계획 내에 포함돼 있는 것이고,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사업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면서 “육계분야의 계열화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그간 위탁계약서, 계열업체와 농가간의 방역문제 등에서 현재와는 다른 모델이 마련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농어민신문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