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미국산 닭고기 수입금지, 위기인가? 기회인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와 위싱턴주 닭 사육농가에서 AI(조류인플루엔자) 확진 발표가 있은 후 농림축산식품부는 같은 달 21일부로 미국산 닭, 오리, 병아리, 식용란, 종란 및 발생일로부터 21일 이내 도축된 닭과 오리 생육 수입을 금지시켰다.

이처럼 미국산 가금류에 대한 수입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이후 수급과 가격변동에 대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산 가금류의 공백이 브라질, 태국 등 다른 국가의 닭고기 수입을 늘리기는 계기가 될 것인지, 국내산 닭고기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인지는 향후 업계의 행보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 미국산 닭고기 월 5000톤이상 수입

2010년 이후 열처리가공품을 포함한 닭고기 수입물량의 국내 닭고기 시장 점유율은 매년 20%를 넘고 있다.

닭고기수급조절협의회에 따르면 수입닭고기 현황은 2010년 10만5800톤으로 국내 닭고기 시장 유통물량의 20.3%를 차지했다. 이후 2011년 13만900톤 23.1%, 2012년 13만400톤 22.5%, 2013년 12만6700톤 21.9%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12만7800톤이 수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중 미국산은 2010년 5만4700톤, 2011년 8만6600톤, 2012년 5만4500톤, 2013년 4만5300톤, 지난해 5만8400톤으로 각각 수입물량의 51.7%, 66.1%, 41.7%, 35.8%, 46%를 차지했다.


이처럼 월 평균 5000톤이상이 수입되던 미국산 닭고기 물량의 공백은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 브라질산 가격 인상?국내산 입식 증가 등 시장 요동

미국산 닭고기 공급 중단에 시장은 수입 닭고기 부족을 예상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수입업체들의 대체 수입물량 확보 경쟁으로 최근 브라질산 닭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계열사는 물론 일반농장에서도 미국산 닭고기 수입 중단에 따른 수급 부족을 예상, 올해 입식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산 닭고기 수입물량의 빈자리를 국내산 닭고기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닭고기 수입 중단으로 브라질산 수입이 늘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최근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원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며 “국내시장도 입식을 늘리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미국산 닭고기 수입 중단이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증가를 일부 유발한다하더라도 국내산 닭고기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이다.


# “여파 크지 않을 것” 적정 사육수준 유지 당부

하지만 미국산 닭고기의 빈자리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나친 기대로 입식을 늘리기보다는 안정적인 사육마릿수를 유지하는 가운데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수입물량이 크게 늘어 지난달 기준 수입 닭고기 재고량은 미국 수입물량의 3~4개월 정도에 해당하는 2만~3만톤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브라질 닭고기 공급능력을 감안하면 국내 수급은 브라질산으로 대체충족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지상 한국육계협회 상무는 “미국산 닭고기의 수입이 중단되더라도 수입물량 3개월분과 국내 냉동재고물량 2개월분 등으로 약 5개월 정도의 공급물량은 확보된 상태”라며 “올 상반기까지는 물량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동철 농식품부 사무관도 “미국산 닭고기 수입 중단이 국내산 닭고기의 시장 확대를 위한 기회적 요인인 것은 맞지만 지나치게 입식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적정 수준의 사육마릿수를 유지해 시세가 안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농가와 업계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농수축산신문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