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양계산업은 산뜻한 출발을 보이는 듯 했다. 소치동계올림픽, 브라질월드컵, 인천아시안게임 등 국제 스포츠행사가 열리면서 소비촉진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초부터 발생해 아직까지 진행 중인 고병원성 AI가 발목을 잡으면서 수급조절의 불균형으로 이어졌다.
소비특수 실종, 계열사 적자 심화…생존경쟁 본격화
산란계 입식열기도 늘어…내년도 극심한 불황 예고
#육계 계열화업체 적자 심화
올 한해 육계업계는 과잉생산으로 인해 계열화업체들의 적자가 심해졌다.
계열사들은 국제 스포츠행사들을 겨냥해 도계장 건립에 열을 올렸지만 AI 등의 영향으로 닭고기 소비가 줄어들면서 닭이 남아도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11월에는 100명 가량의 회원을 보유한 중견 계열화업체인 청정계가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면서 계열화업체간 생존을 위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 상황이다.
올 한해 또 다른 이슈로 원종계 잠정쿼터제의 폐지도 꼽을 수 있다.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닭고기수급조절협의회에서 추진했던 원종계 잠정쿼터제는 종계 병아리 가격 상승과 환우계군의 증가라는 부작용을 낳은 채 내년부터는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올해 4천500원~5천원 수준까지 치솟았던 종계 병아리 가격은 내년에 안정세를 찾을 전망이지만 공급과잉 문제는 여전히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국내에서 AI로 인해 양계관련 단체들의 행사 진행에 차질을 겪는 사이 수입닭고기는 지난해에 비해 약 30%가량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견제도 내년의 과제로 남았다.
#산란계도 과잉생산 잠재력 남아
채란업계는 육계업계에 비해선 어려움이 크지 않았다.
난가시세가 그나마 생산비 이상 수준으로 유지됐으며 극심한 불황에 시달렸던 지난 몇 년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수급조절이 잘 이뤄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면 난가 폭락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이 AI로 인해 예방적 살처분 등으로 전체 사육수수의 약 13%가량을 매몰한 것에 있으며 난가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하반기부터는 입식량이 늘어나면서 이르면 내년부터는 다시 공급과잉으로 인한 불황으로 접어들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AI로 인해 계란수출은 물론 산란성계 수출도 큰 타격을 입었다.
홍콩 등에서 큰 인기를 얻은 우리나라의 계란의 수출은 현재는 중단된 상태. AI 이후에도 발생지역이 아닌 곳에서 생산된 계란은 수출이 가능했었지만,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현재는 수출업무가 중단됐다. 산란성계도 AI 이후 수출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시 정상궤도를 찾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올해는 하림이 계란유통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양계협회와 계란유통협회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축산신문 12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