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육계 원종계 쿼터 풀리나

농수축산신문 이한태기자 2014.11.6


업계가 16만2000마리로 합의한 육계 원종계 사육마릿수 제한이 풀릴 수도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육계 가격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식 의향이 높아 종계 병아리 가격이 치솟으면서 원종계 수급안정을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자성에 따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종계 병아리 가격이 마리당 평균 수입가격보다 1000원이상 비싼 상황이 되면서 업계는 병아리를 사서 키워봐야 본전도 건지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이다.

최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원종계 수급안정 문제를 파헤쳐봤다.

# 원종사 합의 불이행…병아리 가격만 상승

원종계가 이처럼 문제가 된 데에는 종계가격 상승과 종계배부율 상승, 계열화사업자의 입식 확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육계업계는 특히 지난해 원종사들과 원종계 감축 및 수입물량을 16만2000마리로 유지하고 종계배부율을 80%선에서 유지키로 합의한 내용이 이행되지 않고 있음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규 계열화사업자의 진입까지 더해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2년 수입된 원종계는 20만1800마리로 당시 마리당 종계가격과 종계배부율은 각각 2500원과 68.2%를 기록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초 육계업계와 원종사들은 원종계 수입물량을 16만2000마리로 합의했고, 마리당 종계가격은 4000원선에서 안정됐으며 종계배부율은 84.4%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원종계 수입량은 16만2000마리로 묶여있어 마리당 종계가격은 평균 수입가격인 3500원을 훌쩍 넘은 4500원에 형성되고 있다.

내년에는 5000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육계업계의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종계배부율도 97.1%로 조사돼 이미 합의된 종계배부율 80%를 크게 넘어선 상태다.

# 생산비는 오르는데 시세는 생산비도 안돼

종계가격은 이처럼 크게 인상된 반면 육계 산지가격은 지난해대비 30%가량, 평년대비 27%가량 하락하는 등 위축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농협 산지시세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육계 산지시세는 kg당 1179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1684원과 평년 1607원에 비해 각각 29.9%, 26.6% 하락한 가격이다.

특히 올해 육계 산지가격은 지난 1월과 4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전년대비 적게는 17%에서 많게는 34%까지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사육농가는 물론 계열화업체마저도 대책마련에 부심하면서 외부구매가 감소하고, 도계육을 덤핑판매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에 대해 육계업계는 도계량, 수입량, 냉동비축물량 등 공급량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소비량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육계 도계실적은 전년대비 13.6% 증가한 3억9851만마리로 조사됐으며 할당관세 인하, 사전 수입물량 증가 등으로 같은 기간 검역기준 수입된 닭고기는 전년대비 31%나 증가했다.

게다가 냉동비축물량도 지난 9월기준 전년대비 178.4%나 많은 상황이다.

육계업계입장에서는 현 시점이 병아리를 수입가격보다도 비싸게 사서 평소보다도 낮은 가격에 판매를 하게 되는 시기다.

병아리 가격이 오르다보니 생산비 부담은 커져 낮은 육계가격은 생산비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결과가 된 것이다.

# 생산잠재력, 육계 발생율 증가 내년 전망 더 어두워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 전망마저도 어둡게 점쳐져 육계업계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닭고기 수급조절협의회에 따르면 올 하반기 환우 등으로 종계사육마릿수는 육계업계가 적정 사육마릿수로 판단하고 있는 600만마리를 초과한 681만마리를 기록한 지난해보다도 10%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내년 병아리 생산잠재력도 올해대비 10%이상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생산성 향상으로 육계 발생율도 2012년 86%에서 올해 91%로 증가하는 등 개선되는 추세여서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 원종계 수급조절 대책 필요하지만 난항 예상

이에 따라 육계업계는 단기적으로 구매비축에 주력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원종계부분에 대한 수급조절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닭고기 수급조절협의회는 최근 이와 관련해 생산잠재력대비 종계배부율을 80%로 유지하는 한편 신규 원종계의 수입시 수급조절협의회 심의를 거쳐 수입할 것을 원종사들에게 주문했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이행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원종계 잠정쿼터를 해제하는 대신 종계쿼터를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다만 종계쿼터를 시행하는 방법에 대한 조율은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또한 원종계 쿼터를 해제할 경우 일시적으로 종계 사육마릿수가 늘어나는 등 수급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우려가 있는 만큼 환우 금지 법제화, 무허가 종계장 근절 등의 보완대책도 마련키로 했다.

하지만 원종계 쿼터를 해제했을 경우 육계 수급에 미칠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 이뤄지지 못했으며 대안으로 꼽고 있는 종계 쿼터제에 대한 업계의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어서 원종계 쿼터제 해제와 관련된 논의는 쉽사리 마무리되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