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생산잠재력 높아…종계 도태 필수
■ 시리즈 기획 / 축종별 수급 진단 (5) 육계
축산신문 김수형기자 2014.05.26 11:06:26


소비량 AI 발생전 수준 회복 불구 냉동비축↑
내달 산지값 ㎏당 1천700원…전년대비 하락


육계는 AI로 인해 많은 살처분이 이뤄졌음에도 여전히 공급과잉으로 전망이 어둡다. 불황이 예고되어 있는 상황에서 소비촉진을 위한 마케팅 전략이 업계의 과제로 자리잡았다.

◆올해 초부터 예고된 불황

육계업계의 불황은 사실 올해 1월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국내 4개 원종계 업체에서 원종계 수입량을 16만2천수로 제한하는 이른바 ‘원종계 쿼터제’가 시행됐지만 배부율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종계 입식은 700만수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자조금 30억을 들여 시행했던 종계감축 카드를 다시 꺼내드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공급량을 줄이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던 상황에서 AI가 터졌다.
육계는 AI로 인해 예방적 살처분으로 약 350만수 가량이 살처분됐다.
하지만 양계산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지면서 소비가 줄어든 것이 농가와 계열사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농촌경제연구원에서 소비자 조사를 실시한 결과 AI 발생 이후 가정내 닭고기의 수요가 크게 감소했으며 소비량이 19.5%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냉동비축 물량도 늘어

지난해 하반기 종계 입식이 많아지면서 올 상반기 육계 도계량도 늘어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도계실적은 5천252만9천수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5%가 증가했으며, 3월의 도계실적도 5천158만4천수로 11.4% 증가했다.
계열사에서 경쟁적으로 최신시설을 갖춘 도계장을 건립하면서 자연스레 물량이 늘어났는데, 소비가 떨어진 탓에 판매를 하지 못해 현재 냉동비축하고 있는 물량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계육협회 측은 “현재 닭고기 소비량은 AI 발생 전 수준으로 회복 되었지만 여전히 냉동비축 물량은 많은 상태”라며 “소비가 더욱 늘어나지 못한다면 앞으로 불황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농촌경제연구원에서도 축산관측 자료를 통해 닭고기 공급량 증가와 소비 감소로 인해 산지가격이 6월 1천600~1천800원/kg, 7월 1천700~1천900원/kg 수준으로 전년 대비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닭고기 시장 특수 기대 어려워

일반적으로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에는 닭고기 소비량이 ‘치맥’의 인기와 함께 급증한다.
올해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있지만 사회적 분위기는 축제의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국가적인 애도의 분위기가 흐르고 있어 사회 모든 곳에서 축제의 분위기를 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월드컵 경기가 새벽시간에 열린다는 점도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생산기간 연장과 환우 등으로 종계도태가 지연되면서 10월까지 병아리 생산잠재력 지수는 2~10% 높을 것으로 추정되며 환우계군이 병아리 생산에 가세하는 5~7월 닭고기 생산량은 전년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어 추가적인 종계도태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