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산란율, 젖소 착유량 증대 효과

이 기사는 성공 축산으로 이끄는 경영 전문지 ‘월간축산’ 8월호 기사입니다.

축산 현장에서 조명은 단순히 축사를 밝게 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빛을 어떻게 얼마나 제공하느냐에 따라 생산성이 달라질 수 있다. 백열등과 비교해 전력 소비율이 낮고 반영구적이며 환경친화적인 장점이 있어 널리 이용되는 게 LED다. 최근에는 생산성 향상을 비롯해 해충 퇴치와 악취 저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미래의 빛이라고 불리는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내는 반도체라는 뜻의 LED는 등불→백열등→형광등→LED로 이어지며 제4의 빛이라고도 불린다. 기존 백열전구는 필라멘트를 가열시켜 빛을 생성하는데 LED는 반도체 내부에 전기가 통과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생성하고 이 에너지가 빛으로 방출되는 원리다.

LED는 같은 밝기를 내는 백열전구와 비교하면 10분의 1 정도의 전력만 사용하고, 반영구적 수명과 환경친화적인 장점을 지녔다. 특히 반도체의 재료와 특성에 따라 다양한 파장의 빛을 구현할 수 있어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축산 환경에 있어서 자연광을 이용하기 어려운 무창축사에선 LED 조명의 역할이 중요하다. LED 조명은 자연광을 대신해 가축의 생체리듬을 자연스럽게 조절해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성장과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특정 파장의 빛을 이용할 경우 번식과 성장, 생산량 등에서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최근에는 무창축사 외에도 젖소농장과 한우농장 등 개방형 축사에서도 LED 조명이 부족한 일조량을 채워주거나 모기 등 해충을 방지하고 악취를 저감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가축 가운데 LED 조명 효과가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축종은 바로 닭을 비롯한 가금류다. 빛은 닭의 시신경과 두개골을 투과한 후 뇌하수체 전엽을 자극해 성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한다. 닭은 이를 통해 산란을 하기 때문에 광환경에 따라 성성숙과 산란이 지연되거나 촉진된다.

 

닭 산란율·체중 증가 효과

또 파장에 따라서도 산란율의 차이가 나타난다. 국립축산과학원이 산란계에게 백열전구와 다양한 파장의 LED를 점등 광원으로 이용해 점등 효과를 조사한 결과, 초기 산란율에 있어서 백색 LED와 적색 LED를 사용했을 때 산란 자극이 강하게 일어나 백열전구에 비해 효과적이었다. 특히 적색 LED는 닭의 난소 발달을 가장 빠르게 촉진하는 결과를 보였다.

적색 LED 광조건에서 산란계는 가장 높은 산란능력을 나타냈는데, 백열전구와 비교해 59주령 헨하우스산란수 기준 19.86개의 높은 결과를 보였다. 이는 전기에너지가 60% 절감되고 생산성도 7.8% 향상된 것이다. 육계의 경우 15럭스(Lux)로 빛의 세기를 조절한 무창계사에서 백색·청색·적색·황색·녹색의 LED 전등을 점등한 결과 백열전구 점등 때보다 주령 체중이 증가하는 생산성 증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돼지 역시 번식과 성장에 있어서 빛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모돈은 해가 짧아져서 시신경에 빛의 자극이 약해지면 뇌의 시상하부로 그 자극이 전달돼 트립토판을 분비해 멜라토닌을 생성한다. 멜라토닌의 증가는 번식 관련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고 가을철이 되면 발정 지연, 번식 거부나 유·사산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빛의 밝기인 조도 역시 큰 영향을 미친다. 이 경우 LED를 활용해 조도를 관리하면 연중 발정주기를 안정화해 번식률을 높일 수 있다.

이외에도 히로시마대학교의 연구 결과 형광등 조명과 비교해 LED 조명을 점등할 경우 모돈의 배란이 촉진되고 산자 수가 5%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육돈의 경우 LED 조명을 사용한 결과 사료 효율이 높아지고 일당 증체량이 4~7% 증가했다. 젖소는 빛에 특히 민감한 축종이다. 빛은 젖소의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고,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의 생산을 촉진하는데 이는 우유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LED 조명의 특정 파장(청색광과 적색광의 조합)을 사용할 경우 이 같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ED 조명 4시간 연장하면 착유량 늘어

국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젖소에게 최적의 조명 조건은 16시간의 낮과 8시간의 어둠이다. 이때 낮의 조도는 150~200Lux가 가장 적당하고 색은 자연광에 가까운 백색광에 청색광 비율을 약간 높이면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할 수 있다. LED 조명을 통해 이 같은 상태를 연중 유지시킬 경우 자연광과 비교해 젖소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15% 정도 감소하고 면역력이 향상돼 질병발생률도 낮출 수 있다.

우리나라의 낮 시간은 최고 14시간 30분 내외로 일몰 후 조명 점등 시간을 연장할 경우 이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 이와 관련한 국내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전남 담양군은 지난 2020년 젖소 착유사 내 LED 조명 연장 점등이 젖소의 착유량 증가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군에 따르면 착유사 내 LED 조명을 4시간 연장한 결과 30마리 기준 일일 착유량이 4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LED 전등은 해충 방지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특히 모기는 럼피스킨·아카바네병 등 가축전염병을 옮기는 해충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 병충해 방제 램프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등 모기 퇴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룩스웰의 <안티모그>는 가시광선을 이용해 모기 등 야행성 날벌레의 시선을 차단하는 원리다. 사람은 보라색부터 빨간색까지 7가지를 모두 볼 수 있는데 반해 모기는 보라색부터 초록색까지만 볼 수 있다. <안티모그>는 빨간색·주황색·노란색 파장만 방출해 모기 접근을 차단한다. 빛의 파장도 모기에게 치명적인 주황색의 610~620㎚(나노미터)로 효과를 높였다.

<안티모그>의 빛은 주황색으로 자연스러운 일몰에 가깝기 때문에 한우의 스트레스를 덜 유발하고 멜라토닌 분비를 덜 억제한다. 이에 야간에 사용해도 한우의 자연스러운 수면 주기를 방해하지 않는다.

지유테크의 <버그 ZERO(제로) LED> 램프는 해충이 좋아하는 블루라이트 파장을 99.9% 제거해 해충을 차단하고 풍부한 황색과 적색 광원을 통해 성장 촉진과 증체율 향상을 돕는다. 여기에 항균 파장을 추가해 축사 내 대장균과 살모넬라균, 바실러스균을 99.9% 항균하는 기능을 더했다. 특히 적색 빛은 소의 공격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황색 빛을 구현해 스트레스와 공격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악취 저감과 살균에도 효과

무창돈사·개방돈사 가릴 것 없이 악취는 축산농가라면 자유로울 수 없는 고질적인 숙제다. 그런데 최근 LED 전등이 악취 저감 및 실내 환경 살균에 활용돼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2022년 대구 군위군은 축사용 악취 저감 및 공기 살균 기능이 있는 LED 공기청정등기구를 군위읍에 있는 양돈농장에 시범 설치하는 사업을 진행해 농가의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에스에스씨라이팅에서 생산하는 <돈사 LED 공기청정등기구>는 천장에 설치하는 제품으로 1차로 유기물이 결합해 생성된 악취 먼지를 포집·저장한다. 2차로 광촉매 세라믹볼이 충진된 양방향 필터를 통해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등 악취 가스를 흡착·분해한다. 3차로 자외선(UV) 살균을 통해 부유 세균을 살균하고 공기를 정화한다. 여기에 해충 방지 조명도 추가해 벌레로부터 전염될 수 있는 질병을 예방했다.

한우·젖소 농가에서도 LED 살균등을 활용해 악취를 저감하고, 바닥 깔짚을 쾌적하게 관리하고 있다. 경기 이천 <새울목장>은 2020년 500와트(W)짜리 LED 살균등 20개를 설치한 후 바닥 깔짚 살균 효과로 악취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물론 바닥을 고슬고슬하게 관리하고 있다. 유방염 발생도 줄고 면역력도 높아져 현재까지 체세포 수가 10만cell/㎖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

<새울목장>이 설치한 제품은 파란별티이씨에서 개발한 LED 살균등으로 햇빛과 같은 원리로 각종 세균과 곰팡이를 제거하고 악취를 저감하는 제품이다. 가시광선 영역인 405㎚ 파장을 이용해 인체에 무해하면서 UV보다 뛰어난 살균 효과를 보인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및 경희대학교 바이오메디컬연구센터의 실험 결과 LED 살균등을 1.5m 높이에 설치한 후 24시간 뒤에 조사한 결과 대장균은 99.9%, 살모넬라균은 100%, 폐렴균은 78.9%, 녹농균은 97.5%가 살균됐다. LED 살균등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한 번 설치로 10년 이상 쓸 수 있으며, 우사는 물론 돈사와 계사 등 다양한 축사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농민신문 8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