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발생 이후 첫 물량 
8월 국내 반입규모 281t 파악 

韓 육계농가 “특수 끝나나” 우려 
‘시장 분리돼 영향 적다’ 분석도

브라질산 닭고기가 다시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5월16일(현지시각)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뒤 수입이 중단됐다가 ‘지역화’ 조치가 적용되면서 수입이 재개된 것이다. 이달 들어온 물량은 281t 수준으로 극소량이지만, 추석(10월6일) 전후로 가축전염병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짝 특수를 누렸던 국내 육계농가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브라질산 닭고기 8월 281t 국내 반입”=본지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정보마루’ 누리집에서 ‘냉장·냉동 부위-국가 검사실적’을 조회한 결과 8월1∼24일 브라질산 닭고기 281t이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반입량은 6월 1만4080t, 7월 2954t으로 집계됐다. 해상 운송에 45∼60일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브라질 내 고병원성 AI 발생 여파로 7∼8월 두달간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은 실제로 중단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한 육류수출입업체 관계자는 “이달 도착한 물량은 브라질에서 5월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국내에 처음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물량은 브라질 내 비발생지역 물량으로 추정된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6월18일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 자체 청정국 지위 회복을 통보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브라질 정부가 안전성을 증빙하고자 보낸 자료를 검토해 이달 5일부터 발생지역인 히우그란지두술주에서 생산된 닭고기도 수입을 허용했다. 브라질 전 지역의 닭고기가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발생지역에서 생산된 닭고기는 현재까지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9월 중순 반입량 급증…10월초 전년 수준 회복”=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닭고기 공급량은 생산량·수입량을 합쳐 모두 79만1000t이다. 이 가운데 브라질산은 15만8000t으로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수입 닭고기(18만4000t) 중에선 86%에 달했다.

육류수출입업체 관계자는 “본래 우리나라는 고병원성 AI 발생지역인 히우그란지두술주 이외의 지역에서 브라질산 닭고기를 80%가량 수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월 선적된 4100t이 9월 중 국내로 입항될 예정이고, 9월 중순 이후터는 물량이 늘어나 10월초 추석연휴 무렵에는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육계농가 “반짝 특수 끝나나”=국내 육계농가는 특수 종료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브라질산 수입이 막히자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업체가 국산 닭고기로 전환하기도 했다”며 ‘노랑통닭’ 사례를 들었다. 이 업체는 브라질산 닭다리살 100%였던 제품을 최근 국산 닭가슴살·닭다리살을 절반씩 섞어 만드는 방식으로 바꿨다.

수요가 늘면서 국산 닭고기가격은 강세를 보였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생닭 유통가격(산지가격)은 ‘대닭’ 1㎏당 1∼6월 평균 205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25원)과 견줘 26.3%, 평년 같은 기간(1608원)보다 27.6% 올랐다. 가격 강세는 7월에도 이어졌다. 1㎏당 1954원으로, 전년 동월(1563원)보다 25.0%, 평년(1743원)보다 12.1% 올랐다.

다만 국산과 수입 닭고기 시장이 분리돼 있어 직접적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일반적으로 통닭은 국산, 닭다리·날개 같은 부분육은 브라질산 위주로 유통돼왔기 때문이다. 

이미쁨 기자

<농민신문 8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