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계 수입금지 조치
미국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국내 원종계(GPS) 시장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사육 중인 원종계는 대부분 미국에서 들여오는데,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미국 상당수 지역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가 내려져서다.
원종계란 순계로부터 생산되며 종계(PS)를 생산할 목적으로 사육되는 계통이 확실한 닭을 말한다. 삼화원종·사조원종·한국원종·하림 등 국내 원종계업체 4곳은 육용 원종계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육용 원종계 수입규모는 16만7000마리로 주수입 대상국은 미국이다.
문제는 미국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산하면서 많은 곳에서 한국 대상 수출길이 막혔다는 데 있다. 미국에선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앨라배마·미시시피주를 포함해 모두 18곳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한국 정부는 ‘가축전염병예방법’과 ‘검역법’에 따라 이들 18곳을 수입 금지지역으로 지정했다.
원종계업계에선 올 1∼2월 계획했던 육용 원종계 수입이 무기한 연기됐다며 발을 구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외국산 원종계는 한해에 상·하반기 두번에 걸쳐 수입된다. 올해 업계 전체 수입 예정 물량은 모두 16만6000여마리로 파악된다. 이 중 올 상반기 수입이 불투명해진 물량은 5만8000만마리(35%)로 추산된다.
업계에선 국내 원종계 시장 흐름이 끊겨 육계산업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한다. 이상배 삼화원종 대표는 “영국산 원종계를 수입할 수도 있지만 영국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미국에 적용하는 수입 금지지역 기준을 ‘주’에서 ‘시·군(카운티)’으로 한시적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내년 국내 닭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지역화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농민신문 1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