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전국양돈세미나’ 성료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평균 MSY(어미돼지 1마리당 연간 출하두수)가 20두 남짓 되는 국내 양돈 농가에 ‘MSY 30두’는 꿈의 수치다. 이 꿈을 현실로 만든 이들이 노하우를 공개했다. ‘최고의 생산성으로 저돈가를 극복하자’란 주제로 지난 23일 대전 서구 KT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제43회 전국양돈세미나에서다. 교배 단계부터의 철저한 계획 관리와 입식과 출하가 한 번에 이뤄지는 올인올아웃(All in-All out) 시스템 등이 핵심이었다. 이 자리에선 국내 양돈 분야 최고 권위 상인 ‘제25회 한국양돈대상’ 시상식도 함께 개최됐다.
세미나 일제 소독·질병 차단·계획 관리 척척…최고 생산성으로 저돈가 극복
‘기록·ICT·분석으로 MSY 30두 달성’을 발표한 김선일 지유팜 대표는 부친의 뒤를 이어 1989년부터 현재까지 해온 결과물을 바탕으로 MSY 30두 이상 비결을 공유했다. 전남 순천에 있는 8000두 규모의 지유팜은 올해 10월 중순 현재 MSY 31두, 사료요구율은 2.79를 기록하고 있고 내년엔 MSY 32.5두, 1차 최종 목표는 MSY 35두로 삼고 있다.
김선일 대표는 “농장을 총 4주 그룹관리하고 있다. 한 주에 종부(가축 교미)·분만이 함께 이뤄지는데, 그 주는 농장이 가장 예민하고 바쁜 주로 월~화 종부, 목~금 분만이 진행되며 이를 통해 직원들이 간호 분만 등에 집중할 수 있다”며 “이어 각 주별로 자돈들이 분만사에서 자돈사 이동, 자돈사에서 육성사 이동, 육성사에서 비육사 이동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올인올아웃 시스템으로 돈사를 비우고 일제 소독 등도 가능해져 질병 차단 효과가 탁월하면서 계획 관리도 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생산성 향상 요인으로 17~19mm(등지방)을 목표로 한 BCS(신체충실지수) 관리, 간호 분만, 포유 모돈 자동 급이기 설치, 실시간 통합 제어 시스템 구축 등 4개 요인도 들었다. 아울러 김 대표는 “1차 목표는 MSY 35두로 이를 위해 이력 관리를 통한 후보돈 관리, 성적을 기준으로 한 모돈 도태, 모돈 경제 산차를 7산차로(향후 6산차까지) 규정 등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희돈 천하제일사료 부장은 파트너 농가인 비흥농장의 사례를 소개했다. 충남 부여에 있는 비흥농장은 피그플랜 전산 기록 1위를 달성하는 등 MSY가 33두에 육박한다.
윤 부장은 “질병 차단과 모돈 관리 효율성, 궁극적으론 생산성 향상을 위해 분만, 이유, 교배 등 모돈을 3주 간격으로 그룹 관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배치 유형별 질병 차단 효과, 높은 업무 집중도, 그룹별 데이터 관리 및 기간별 사육계획 수립 등이 가능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MSY 30두 유지를 위한 사육 단계별 핵심관리’를 발표한 김신규 한돈혁신센터 농장장은 “초산차 생산성적이 우수하면 다음 산차에도 높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제하며 “각자 농장에 적합한 초교배 일령을 찾아야 한다. 혁신센터의 경우 2024년 들어 8월 기준 240일대가 15.5마리의 총산자수를 기록하며 산자수가 가장 많이 나왔다”고 알렸다. 이어 “후보돈(모돈) 발정동기화도 중요하다. 발정동기화를 통해 성적도 올라가면서 교배도 우리가 원하는 시점에 할 수 있어 계획 관리가 가능해진다”며 “여기에 분만 당일과 이유 당일 아침에도 사료를 급이하는 등 충분한 사료 급이 역시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와 관련 안근승 한국양돈연구회장은 “이번 세미나에선 MSY 30두 이상을 달성한 농장의 비법을 후보돈부터 종부, 분만, 자돈, 육성·비육까지 총망라해 구성했다. 아무리 좋은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할지라도 적용하지 않고 실천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며 “세미나에서 나온 핵심적이고 우수한 기술을 익혀 바로 적용하고 실천해 최고의 생산성을 이루길 바란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양돈대상 시상 김문조·김민경 씨 영예…농가 경쟁력 향상·후학 양성 높이 평가
주제 발표 중간에 진행된 제25회 한국양돈대상 시상식에선 김문조 더불어행복농장 대표(생산자 부문)와 김민경 건국대 식품유통공학과 교수(연구 및 관련 산업 부문)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에겐 각각 상패와 시상금(500만원), 금돼지패 등이 수여됐다.
김문조 대표는 경남 거창에서 농장을 경영하면서 터득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물 복지를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점 등 양돈 농가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이 수상의 결과로 이어졌다. 또 유기질 친환경 퇴비를 공급해 농장 주변 마을부터 시작해 전국 다수 지자체의 악취 민원 해결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과 다양한 나눔 활동 및 후원 등 사회 공헌 활동을 충실히 하고 있는 점도 인정받았다.
김 대표는 “30년 넘게 양돈인으로 살았으니 앞으로는 말과 행동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라고 이런 큰 상을 주신 것 같다.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나 경험이 한돈산업 발전의 마중물이 될 수 있게 작으나마 노력해나가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민경 교수는 양돈업계 후진 양성에 노력하면서 학술 활동을 통해 양돈업의 사회 기여 및 가치산업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논리적 배경을 마련한 점 등을 양돈업계에선 높이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번 수상은 앞에 계신 양돈인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받지 못했을 상으로, 20년 동안 그래도 축산업 발전을 위해 열심히 했구나 하면서도 한편으론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돈대상을 후원한 손세희 대한한돈협회장은 “현재 고령화, 높은 진입장벽 등 한돈산업이 굉장히 어려운데, 이번 수상한 분들을 비롯해 양돈연구회 회원들이 한돈산업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갈 수 있게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또 다른 후원사인 서승원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사장은 “이번 대상을 수상한 두 분께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우리는 25년간 양돈대상을 지원해왔고, 앞으로도 한돈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후원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농어민신문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