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발생지서 닭고기 수입 가능 정부 ‘올해안 완료 계획’ 알려져
정부가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지역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생산자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가금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8월30일 농림축산검역본부·학계·생산자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브라질 고병원성 AI 지역화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었다.
지역화란 가축질병·병해충 등의 발생 범위를 국가가 아닌 지역 개념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앞서 정부는 미국·영국·유럽연합(EU)을 대상으로 지역화를 적용해 현재 이들 나라에선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더라도 AI 비발생지역에서는 수입이 가능하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5월부터 브라질의 지역화 인정 요청에 따라 평가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10월 이후 인접한 아르헨티나·콜롬비아·우루과이·파라과이 등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고 있고,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5월 최초로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다만 상업용 가금류에서는 아직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지 않았다.
농식품부의 지역화 절차는 막바지 단계다. 지역화 절차는 지역화 평가 설문, 가축위생실태 현지조사, 수입위험평가 등으로 이뤄지며, 8월말 열린 전문가 자문회의는 인정 여부를 결정하는 마무리 과정에 해당한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브라질이 농축식품부의 총괄하에 고병원성 AI를 지역 단위로 관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농식품부는 후속 절차인 수입위생조건 개정 등을 거쳐 지역화 인정을 올해 안에 완료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자단체는 “브라질산 가금육을 수입하기 위한 고병원성 AI 지역화 추진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가금생산자단체협의회는 4일 성명을 내고 “미국·EU·영국은 가금뿐만 아니라 종란·초생추 검역위생조건이 체결돼 우리나라가 종란과 초생추를 수입하는 나라들이지만, 브라질에서는 가금육만 수입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가금 생산자들은 종란·초생추를 주로 미국 등에서 들여와 사육한다. 해당 국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 종축 수입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미국·EU 등의 지역화는어쩔 수 없지만, 가금육만 수입하는 브라질의 지역화는 국내 가금산업에 큰 위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수입 냉동 닭고기의 85% 이상이 브라질산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입위생조건 개정 작업에 착수하기 전 생산자단체 등과 충분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농민신문 9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