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가금업계에서는 복특수 실종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의 지갑은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 육계와 토종닭, 오리 시세마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복날은 오는 15일 초복을 시작으로 오는 25일 중복, 다음달 14일 말복까지 평년에 비해 빨라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복 시즌 수요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에 올 복특수와 하반기 가금수급 상황을 전망했다.

# 하락한 시세, 보양식 매출 기대하기 어려워

보통 삼복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육계 도축마릿수는 6월 초부터 급증해 초복과 중복 사이에 정점을 찍지만 올해는 다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육계 관측에 따르면 이번달 육계 도축마릿수는 6956만~7097만 마리로 지난해 대비 4.4% 내외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병아리 입식마릿수와 작업 일수 증가로 인한 도축마릿수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도축마릿수 증가세는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달 육계 산지가격 또한 지난해 대비 하락할 전망이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는 폭염으로 인한 폐사만이 육계 시세가 올라갈 유일한 방법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떠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산지 생계유통 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육계 kg당 가격은 1400원으로 지난해 동월 평균가격인 2263원과 비교해 38.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부터 지속된 것으로 지난 4월과 5월 육계 시세 또한 각각 지난해 동월 대비 24.5%, 41% 하락했다.

이러한 가격 내림세는 토종닭도 마찬가지다. 한국토종닭협회에 따르면 토종닭 산지 시세 또한 지난 4월부터 하락해 지난달 kg당 2317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kg당 4600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49.6%나 하락했다.

육계업계 관계자는 “현재 육계 수급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으로 시세가 오르길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복특수 또한 장마와 복 시즌이 겹쳐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달 육계 도축마릿수 또한 지난해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번달 육계 시세는 약보합세가 예상된다”며 “복특수로 인한 수요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장마로 인해 더위가 한풀 꺾이면 삼계탕과 같은 보양식 매출은 줄어든다”고 전했다.

#오리 가격 ↓, 도축 마릿수 ↑

오리의 경우 도매가격이 지난해 가격에서 반토막난 상황으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축평원에 따르면 지난달 오리 도매가격은 kg당 4000원이 무너지면서 38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7000원대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40% 이상 가격이 하락한 셈이다. 이같은 가격 하락세는 오리 사육 마릿수 증가에 따른 것으로 이미 지난 3월부터 오리 사육마릿수는 늘어 604만9000마리로 지난해보다 25% 이상 늘어났다. 농경연에 따르면 이번달 오리 사육마릿수는 923만 마리로 늘어나고 복특수가 절정인 다음달에는 909만8000마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전년보다 3~4% 가량 늘어난 수치로 지난달부터 오리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오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오리도 많고 가격도 낮아져 복특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가금류 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과연 복특수를 누릴 수 있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농수축산신문 7월 5일>